◀ 앵커 ▶
신도시 예정지에 땅, 천 제곱미터를 가지고 있으면 보상에다 아파트 분양권까지, 혜택이 큽니다.
그렇다 보니 LH 직원들은 큰 땅을 하나 사서 여러 명이 천 제곱미터씩 나누는 '쪼개기' 수법도 썼는데 저희가 LH 직원이 사들인 과천 땅에서 '합치기'라는 새로운 수법을 확인했습니다.
자투리 땅을 여러 개 사서 천 제곱미터를 맞추는 겁니다.
차주혁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과천 미니 신도시 예정지.
'수조 원의 개발이익, LH는 농민부터 챙겨라'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근처 한 비닐하우스 농지의 주인은 LH 현직 직원입니다.
LH서울본부 직원 문모 씨는 2018년 6월 이 땅을 샀습니다.
다른 두 사람과 함께 붙어 있는 필지 3개를 한꺼번에 사들였습니다.
가격은 12억 원.
그런데 두 달 뒤, 이 세 개의 필지를 하나로 합쳤습니다.
571제곱미터 땅 두 개와 208제곱미터 땅 한 개를 합쳐, 1,350제곱미터 땅을 만든 겁니다.
왜 이렇게 했을까? LH는 1천 제곱미터가 넘는 필지를 수용할 때, 농지 대신 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으로 바꿔 줍니다.
작년 7월부터는 아파트 분양권도 보상해주도록 규정을 바꿨습니다.
지분 합치기는 보상을 훨씬 더 많이 받아내는 수법인 겁니다.
문 씨는 1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1,122제곱미터 짜리 농지를 하나 더 갖고 있습니다.
[권대중/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대토 보상을 받는 사람들은 대부분 지금보다는 택지 개발이 끝나는 시점에는 적어도 2~3배가 오릅니다. 아마도 이런 내용을 잘 아는 LH 직원이 이걸 보고 투자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시흥에서는 정반대 수법, 필지 쪼개기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LH 직원 5명이 시흥에서 5천 제곱미터 짜리 농지를 산 뒤, 다시 1천 제곱미터가 조금 넘는 필지 4개로 쪼갰습니다.
역시 분양권을 4개까지 받아내려는 목적으로 보입니다.
필지 쪼개기에 이어 필지 합치기 수법까지.
LH 직원들의 전문 지식은 이렇게 보상을 최대한 많이 받아내기 위한 투기 수법으로 활용됐습니다.
필지 합치기 수법을 쓴 문 씨는 수도권 공공주택지구의 인허가 업무를 맡고 있었습니다.
현재 직무배제된 채 수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MBC뉴스 차주혁입니다.
(영상취재:이지호,이준하/영상편집:위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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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차주혁
[단독] 쪼개기 이어 합치기까지…분양권 노린 기상천외 투기
[단독] 쪼개기 이어 합치기까지…분양권 노린 기상천외 투기
입력
2021-03-12 19:59
|
수정 2021-03-12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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