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동아제약이 여성 신입사원 지원자에게 "군대에 갈 생각이 있냐"며 성 차별적인 질문을 한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피해자는 노동부에 진정서를 냈고, 여성 단체도 반대 시위에 들어갔습니다.
남녀 고용 평등법이 있지만 면접에 대한 상세한 법 규정이 없는 게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조희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11월, 동아제약 공채 면접.
당시 인사팀장은 여성 지원자 A씨에게 '군 미필인 여성이 남성보다 월급을 적게 받는 걸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군대에 다녀올 생각이 있냐"고 물었습니다.
[A씨/동아제약 면접 당사자]
"앞에 남자(지원자) 두 분에게는 군 생활이 어땠는지, 무엇을 배웠는지 물으시고 굳이 저에게만 직무와 관계 없는 (질문을 했죠.)"
이랬던 동아제약이 여성들을 위해 생리대를 할인한다는 유튜브 동영상으로 화제를 모으자 A씨는 당시의 성차별적 상황을 댓글로 남겼습니다.
[A씨/동아제약 면접 당사자]
"여성친화적 기업인 척하면서 정작 면접에서는 나에게 그렇게 성차별을 했다는 사실이 너무 이중적이고 가식적으로 보이더라고요."
이 사실이 알려지며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지자 동아제약은 사과와 함께 당시 면접관이었던 인사팀장에게 정직 3개월 징계를 내렸지만 여성을 남성보다 더 많이 뽑았으니 성차별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여성단체들은 특정 성별에게 유리한 면접은 명백한 차별이라며 동아제약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였습니다.
[여름/서울여성노동자회 교육팀장]
"'나도 성차별을 당했다'는 증언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직장에서 성희롱을 당한다면 어떡할 거냐? 커피를 타오라고 하면 타올 거냐? 등 저질스러운 질문을 듣고 답해야 했습니다."
문제는 면접과정에서 성차별적 질문을 해도 법적 책임을 묻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남녀고용평등법과 채용절차법에는 채용 과정의 남녀 차별을 금지하면서, 이를 어길 경우 5백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로 이력서 등 서류상의 기재 사항을 중심으로 차별 여부를 판단할뿐 면접에서의 성차별에 대한 세부 규정은 없습니다.
[최미진/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대표 (노무사)]
"여성들 입장에서 차별적인 처우라고 생각이 되지만 아직까지 성희롱으로도 성차별으로도 규율할 수 없는 일종의 법의 사각지대로 놓여있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용노동부에 접수된 성차별 상담 건수는 3년 만에 2배 이상 늘어 지난해 415건까지 증가했습니다.
A씨도 면접에서 겪었던 성차별적 경험에 대해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접수했지만 '시정 권고' 정도로 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영상취재 : 허원철, 윤병순 / 영상편집 : 김정은 / 영상출처 : 유튜브 (네고왕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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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조희형
"군대 갈 거냐?" 면접 일파만파…성차별은 아니다?
"군대 갈 거냐?" 면접 일파만파…성차별은 아니다?
입력
2021-03-15 20:18
|
수정 2021-03-1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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