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뉴스] 1년 준비했는데…"시각장애인은 시험도 못 보나요?"

◀ 앵커 ▶

당신이 뉴스입니다.

대한 상공 회의소가 주관하는 컴퓨터 활용 능력 시험은 취업과 승진에 여러 모로 도움이 됩니다.

한 시각 장애인이 응시를 했는데 시험 하루 전날에 취소 통보를 받았습니다.

애초에 시각 장애인도 시험을 볼 수 있다고 해서 준비를 해 왔는데 대체 무슨 일인지 이유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시각장애 1급 원희승 씨.

아무 것도 볼 수 없지만, 컴퓨터는 잘 다룰 수 있습니다.

화면의 정보를 읽어주는 낭독 프로그램을 사용합니다.

원 씨는 1년 동안 공부해, 컴퓨터활용능력 1급 시험에 도전했습니다.

국가 공인 자격증 시험이고, 합격하면 공기업 입사 때 가산점도 받을 수 있습니다.

시험을 주관하는 대한상공회의소는 시각장애인도 화면 낭독 프로그램으로 시험을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시험을 불과 하루 앞두고, 갑자기 취소 통보가 왔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
"1급은 지금 저희가 준비가 돼있지 않아서. 오늘 시험은 일단은 돋보기만 사용해서 진행하실 수 있거든요."

알고 보니, 시각장애인용 보조프로그램이 아예 준비가 안 돼 있었습니다.

직원이 그걸 모르고 신청을 받아 준 겁니다.

[원희승]
"차별을 당하는 느낌. 시험을 보기 위해서 오고갔던 시간, 시험장에서 있었던 시간들을 다 날린 거잖아요."

장애인복지법은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한 조건에서 시험을 치르도록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학능력시험, 한국사 검정시험은 물론 토익과 마이크로소프트 국제인증 자격시험도 모두 다양한 도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이 시험을 볼 수 없게 했다면, 그 자체로 불법입니다.

[김예원 변호사/장애인권법센터]
"장애인 차별에 해당하고 이에 따라 손해배상 의무, 기타 법에서 묻는 책임을 질 의무가 있습니다."

원 씨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을 계획입니다.

[원희승]
"국가 공인 시험에서 대체 문제가 제공이 되지 않으리라곤 생각도 못했고‥ 시험을 응시하고 싶고, 또 그럴 만한 능력이 되는데 응시를 거부당하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고요."

상공회의소는 앞으로 시각장애인도 시험을 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유경입니다.

(영상취재: 이향진 이주혁 / 영상편집: 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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