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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신매매 피해 도망쳤더니 경찰이 '체포'

인신매매 피해 도망쳤더니 경찰이 '체포'
입력 2021-03-15 20:28 | 수정 2021-04-1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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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가수가 되고 싶어서 한국에 온 필리핀 여성들이 있습니다.

    비록 그 무대가 클럽이어도 상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던져진 곳은 유흥 업소, 하는 일은 노래가 아니었습니다.

    업주의 협박과 착취에 겨우 도망쳐 나왔더니 성매매 혐의로 경찰에 체포 됐습니다.

    이 참혹한 코리안 드림을 윤상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동두천 미군부대 주변의 한 외국인 전용 클럽.

    필리핀 여성 베키 씨는 예술흥행비자를 받아 이 클럽에 가수로 취업했습니다.

    하지만 노래를 부른 적은 없습니다.

    그의 주 업무는 한잔이라도 술을 더 파는 것.

    [베키]
    "가장 작은 술이 1만 원인데, 팔면 1천 원 받았어요."

    남성들은 그 대가로 몸을 만졌고, 유사성행위 같은 더한 것들을 요구했습니다.

    [베키]
    "(업주가) 저를 2층으로 가게 했어요. 휴지를 가져가게 했어요. 그래서 왜 휴지를 주냐고 물었더니, 그냥 손님이랑 올라가라고… 최악이었어요 그날 밤은."

    필리핀 중개업자는 클럽 가수로 일할 거라고 했지만 막상 와보니 성매매 접대부였던 겁니다.

    "(업주가) "너는 교회나 식당에서 일하는 게 아니야. 이게(접대가) 니가 한국에 온 이유야. 손님이 널 만지면, 술을 더 많이 팔 수 있잖아"라고 말했어요. "

    '아빠'라고 불리는 업주는 수시로 성추행과 폭언을 퍼부었습니다.

    매달 150만 원을 준다던 계약과 달리 실제 받은 돈은 한달에 80만원 남짓.

    이마저도 3달 동안 한푼도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주변에 도움을 청하기라도 할까봐 필리핀 식당조차 가지 못하게 했고 한달에 이틀 뿐인 휴일엔 오후 3시가 넘어 들어오면 벌금 20만원을 내게했습니다.

    [베키]
    "너무 무서워서 도망칠 수 없었어요. 우리는 필리핀 식당에도 갈 수가 없었어요. (업주가) "너를 잡을 거야, 감시할 거야, 난 경찰도 판사도 친해"라고 계속 말했습니다."

    베키씨는 입국 후 6개월 사이 2번이나 도망쳤습니다.

    하지만 처음엔 업주에게 붙잡혔고, 두번째엔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주변 상인]
    "경찰이 (어떻게 영업하는지) 다 아는데‥ 경찰이 여기 (클럽들) 뒤 봐주고, 술집 중에서 지분 넣어 놓고 한 달에 30%씩 갖고 가요."

    이 업소에서만 13명의 필리핀 여성이 같은 피해를 호소했습니다.

    업주는 특히 경찰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탈출해도 소용없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합니다.

    UN 국제이주기구는 이들의 피해를 인신매매로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현행법으로는 돈을 받고 강제로 사람을 파는 경우만 인신매매로 보기 때문에 '인신매매' 혐의로는 기소조차 되지 않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반론보도문] 「인신매매 피해 도망쳤더니 경찰이 '체포'」관련

    본 방송은 지난 3월 15일 뉴스데스크 프로그램 <인신매매 피해 도망쳤더니 경찰이 '체포'> 제목의 보도에서 동두천 미군부대 주변의 한 외국인 전용 클럽에서 벌어진 업주의 인신매매, 성매매알선, 강요, 감금, 강제추행, 폭행, 임금미지급, 여권법위반 등에 대해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위 보도에 나온 업주는 '보도에 나온 베키 씨는 2014년~2015년에 클럽에서 근무하였던 인물이고, 2019년에 외국인 여성노동자 5명이 위 보도사항에 대해 클럽업주를 고소한 사건과 관련하여, 검찰 수사 결과 위 혐의들에 대해서는 2020년에 각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으며, 보도에 나온 경찰과의 사진은 유착과는 무관하다'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영상취재: 고헌주 윤병순 김백승 / 영상편집: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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