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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피해자 "고인 추모 움직임 속 설 자리 없어"

박원순 피해자 "고인 추모 움직임 속 설 자리 없어"
입력 2021-03-17 20:23 | 수정 2021-03-1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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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가 오늘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나서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2차 가해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다"면서"소모적 논쟁을 중단해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습니다.

    임혜련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 A씨가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심경을 밝혔습니다.

    다만 피해자의 신변 보호를 위해 일체의 촬영과 녹음은 금지됐고, 다른 참석자가 A씨의 입장문을 대독했습니다.

    [송란희/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그분의 위력은 그가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로 인해 저를 지속적으로 괴롭게 하고 있습니다. 그 위력은 여전히 강하게 존재합니다."

    입장문 대독 후 등장한 A씨는 준비해온 발언문을 취재진 앞에서 직접 읽었습니다.

    담담했던 목소리는 곧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고인을 추모하는 거대한 움직임 속에 제가 설 자리가 없다고 느껴졌다"며, "2차 가해로부터 쉽게 벗어날 수 없었다"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눈물을 훔치고, 떨리는 숨을 고르기 위해 A씨는 발언문을 읽다 몇 번을 멈춰야 했습니다.

    A씨는 "방어권을 포기한 것은 고인"이라며 "고인이 사법 절차를 밟는 대신 방어권을 포기하면서 피해는 온전히 자신의 몫이 됐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 피해자는 시작부터 끝까지 자신이었다며, "소모적 논쟁을 중단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A씨는 또 민주당이 쓴 "'피해호소인'이라는 명칭과 사건 왜곡, 2차 가해를 묵인하는 상황들은 처음부터 잘못된 일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A씨는 진정한 사과를 받고 용서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박 전 시장 사망 252일 만에 직접 나선 이유에 대해선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라고 말했습니다.

    회견에 참석한 여성단체 등은 이 사건으로 얻어야 했던 교훈이 선거과정에서 보이지 않는다며 서울시장 보궐 선거의 의미가 퇴색됐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대호/전 서울시 미디어비서관]
    "(후보들이) 서울시장이 되신 후에 이 사건에 대한 인식과 입장을 분명히 밝혀주시는 겁니다. 피해자의 일상 복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해주시는 겁니다."

    박 전 시장은 작년 7월 전 비서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고소 당한 뒤 숨진채 발견됐고, 경찰은 피의자 사망으로 인한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습니다.

    지난 1월 국가인권위원회는 박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해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MBC뉴스 임혜련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 / 영상편집: 장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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