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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죄책감' 사죄한 공수대원…안아준 5·18 유족

'40년 죄책감' 사죄한 공수대원…안아준 5·18 유족
입력 2021-03-17 20:58 | 수정 2021-03-17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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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오늘 광주에선 매우 의미있는 사죄가 있었습니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었던 공수부대원이 자신이 총을 쏴 숨지게 했던 피해자의 가족들을 만나 사죄했습니다.

    가해자인 계엄군이 잘못을 인정하고 당사자들에게 직접 용서를 구한 건 처음인데요.

    이 사죄가 당시 계엄군들의 양심 고백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5.18 민주화운동이 벌어진 1980년 광주, 당시 계엄군 공수부대원이었던 사내가 무릎을 꿇은 채 묵혀둔 울음을 터뜨립니다.

    마주선 사람들은 이 공수부대원의 총격으로 숨을 거둔 한 청년의 유가족입니다.

    [5.18 당시 계엄군 공수부대원]
    "그때 당시에 (말 못 하고) 그랬지만 오늘 또 이 자리에서 마음의 상처를 드린 것 같아 죄송합니다."

    40여년 만에 이뤄진 가해자와 피해자의 만남.

    동생을 잃었던 유가족은 그를 끌어안으며, 야속함과 안타까움의 눈물을 흘려보냅니다.

    [박종수 / 故 박병현 씨 유가족]
    "이제 죽은 동생을 다시 만났다…이런 마음으로 용서를 하고 싶어요."

    그 해 5월 23일.

    7공수여단 소속 중사였던 이 남성은 광주에 주둔하고 있었습니다.

    낮 2시 쯤, 남구 노대동을 순찰하다 '겁을 먹고 도망'가던 시민을 발견한 뒤, 끝내 총을 쏘고 말았습니다.

    가해자가 된 이 남성은 자신이 쏜 총에 맞아 숨진 희생자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죄책감에 시달려 왔습니다.

    희생자는 25살의 박병현 씨, 농사일을 도우려 고향 보성으로 가려다 변을 당했습니다.

    최근 5.18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과정에서 신원이 확인됐고, 가해자가 된 남성은 용서를 빌기 위해 유가족을 찾아왔습니다.

    국립5.18 민주묘지의 피해자 묘비도 찾아 참배했습니다.

    [5.18 당시 계엄군 공수부대원]
    "감추려고 하다 보면 더 안 좋은 상황만 도래가 될 것이고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야 합니다.)"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이번 사죄를 계기로 더 많은 군인들이 양심 고백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용주/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조사과장]
    "양심 고백을 꺼리는 이런 계엄군들의 자발적인 고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도망치는 비무장 시민들을 겨냥해 총을 쐈다는 건 자위권 차원에서 사격했다는 계엄군의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증언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영상제공: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영상취재:전윤철/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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