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토지주택공사 LH의 뇌물 의혹, 오늘도 이어갑니다.
LH 납품업체의 회계 담당자가 작년에 LH에 접수한 탄원서입니다.
어제, MBC가 보도한 뇌물 장부 그대로 상세한 접대 내역을 제공하겠다는 내용인데요.
그런데 LH의 답은 당혹스러웠습니다.
감사 대상이 아니라면서 그냥 뭉갠 건데요.
그랬던 LH가 어제 MBC 보도 직후 자체 감찰에 착수했습니다.
당최 믿을 수 없는 LH, 먼저, 김민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작년 10월 15일 토지주택공사 민원 게시판에 탄원서가 접수됐습니다.
제목은 '갑질횡포와 전관특혜에 관한 탄원서'.
작성자는 먼저 공사 현장에서 LH 현장감독관들의 횡포를 고발했습니다.
납품업체 선정은 LH 감독관의 지시로 결정되는 게 다반사이다.
납품업체들은 LH 감독관들에게 로비와 인맥을 통해 공사를 계약하고 있다고 고발했습니다.
그러면서 접대 로비 금액과 리스트가 적힌 명부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어제 MBC가 보도한 바로 그 장부입니다.
[업체 회계담당자]
"부서를 옮기면 부서 전별금으로, 여름 휴가철 되면 휴가비 지원, 장인 장모의 누가 돌아가시면 그것까지 전부 다 요구하는 거죠."
작성자는 피해 업체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진상파악을 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간곡히 청한다고도 썼습니다.
며칠 뒤, LH 민원실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작성자는 LH 고위 간부 출신 퇴직자가 현직들에게 로비하는 현실을 모두 말했습니다.
하지만 민원실의 반응은 황당했다고 합니다.
[업체 회계담당자]
"저는 분명히 전관예우가 있다고 말했어요. LH 퇴직자가 이 회사에서 근무하고 그럼 그거를 조사를 해야 되지 않겠냐 그 이야기를 한 거죠."
(그랬더니?)
"퇴직자 문제는 자기네가 어떻게 관여할 바가 아니다."
민원실 측은 그러면서 현직자가 있으면 부패신고 부서에 이름을 신고하라고 했다고 합니다.
LH 내규에는 직원이 100만 원 이상 돈을 받으면 해임입니다.
업무와 연관성이 있으면 10만 원만 받아도 해임입니다.
규정만 있을 뿐, 정작 중요한 제보를 받고도 내부 감사도 안 하고 덮은 겁니다.
MBC 보도로 파문이 확산되자, LH는 뒤늦게 자체 감찰에 착수했습니다.
LH는 현직자들은 물론 퇴직자들도 비리 사실이 드러나면 모두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민찬입니다.
(영상편집: 김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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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민찬
[단독] 제보했더니 "우리 일 아냐"…'뇌물 장부' 알고도 뭉갰다
[단독] 제보했더니 "우리 일 아냐"…'뇌물 장부' 알고도 뭉갰다
입력
2021-03-19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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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1-03-19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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