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야권의 서울시장 단일화 협상은 오늘 말 그대로 혼돈의 연속이었습니다.
오전까지만 해도 날선 공방을 벌이더니, 오후엔 갑자기 서로 양보를 하겠다고 선언하는, 촌극까지 벌어졌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협상은 다시 시작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결과는 끝까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배주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늘 오전, 비장한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국민의힘의 단일화 방안을 수용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
"김종인 위원장과 오세훈 후보가 요구한 단일화 방식을 수용하겠습니다. 제게 불리하고 불합리하더라도…"
하지만 국민의힘은 격앙됐습니다.
안 대표가 수용하겠다고 밝힌 방안은 유선 전화 10% 포함에 경쟁력 100% 조사.
적합도와 경쟁력을 반반씩 묻자고 했던 국민의힘의 최종 단일화 방안이 아니란 겁니다.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다 받아들인다는 표현을 안철수 후보께서 쓰셨는데 어떤 안을 100% 받아들인다는 것인지가 오히려 불투명해졌습니다."
"진정한 단일화 노력이 아니다", 혹시 "3자 구도를 염두에 두고 있냐"는 날선 대립이 이어졌습니다.
안 후보는 후보 등록 뒤 오후에 다시 기자회견을 자청했습니다.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은 가운데, 자신은 마음을 비웠다, 국민의힘의 모든 단일화 방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
"그렇지만 그것도 수용하겠습니다. 이제 만족하십니까? 다 수용하겠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시각, 오세훈 후보 역시 단일화를 위해 '바보같은 결정'을 하겠다며 양보 입장을 밝히는 해프닝이 벌어졌습니다.
안 후보측이 주장했던 무선전화 100% 조사를 수용하겠다고 나선 겁니다.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제가 지금 발표한 안이 저희 당의 안입니다."
(조금 전에 안철수 후보는 유선 비율을 받겠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그 이후에 지금…)
"조금 전에요?"
(네 조금전에)
"허..."
당과는 상의하지 않고 오 후보 개인이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양측 협상단 모두 당황해 하며 다시 대책 논의에 들어갔고,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양측이 양보했으니 두 후보가 만나 스스로 결정하라"며 한발 물러섰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입장 차이는 좁혀졌습니다.
늦어도 선거운동 시작 전 날인 24일까지는 단일 후보를 선출하겠다는 양측의 약속이 이번에는 과연 지켜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MBC뉴스 배주환입니다.
(영상취재 : 이창순 / 영상편집 : 이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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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배주환
비판 날 세우다 돌연 '서로 양보'…단일화 대소동
비판 날 세우다 돌연 '서로 양보'…단일화 대소동
입력
2021-03-19 20:06
|
수정 2021-03-19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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