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미국과 중국이 고위급 회담을 열었습니다.
첫 만남인 만큼 덕담이라도 좀 주고 받을 만한데 시작부터 서로를 비난 하면서 회담이 열린, 미국 땅 알래스카의 공기 만큼 싸늘한 회담이 됐습니다.
베이징, 김희웅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회담장에 들어가는 중국 측 대표는 취재진에 손을 흔들었습니다.
그러나 여유로운 모습은 바로 무색해졌습니다.
[토니 블링컨/미국 국무장관]
"중국의 신장·홍콩·타이완에 대한 정책,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동맹국에 대한 경제압박을 우리는 우려합니다."
시작부터 미국은 중국이 국제 질서를 위협한다면서, 이른바 중국의 '핵심 이익'에 대해 공세를 폈습니다.
이미 많은 동맹국들이 미국편에 섰다며 중국을 압박했습니다.
[제이크 설리번/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우리 동맹국과 국제사회 모두가 이런 우려를 갖고 있습니다."
중국 대표는 표정이 굳었습니다. 준비해온 원고를 읽는 대신 미국 측을 바로 응시하며 반발했습니다.
[양제츠/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
"미국이 국제여론이라고 말하는건 당신들 정부의 의견일 뿐입니다."
이미 공개된 외교 회담에서의 격식은 깨져버렸습니다.
각각 2분씩만 공개하기로 했던 사전 발언은 격한 반격과 비방이 오가면서 한시간으로까지 늘어났습니다.
[토니 블링컨/미국 국무장관]
"알다시피 일본과 한국에 다녀왔는데 당신들이 말한 것과는 다른 말을 들었습니다."
중국은 미국 내 인종 갈등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했습니다. 국내 문제도 해결 못 하면서 내정 간섭에만 골몰한다고 비꼬았습니다.
[양제츠/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
"미국 인권문제는 지난 4년 뿐이 아니죠. 흑인 학살 문제는 오래되지 않았습니까?"
[왕이/중국 외교부장]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패권적 행위, 그런 고질병을 이제는 고쳐야 하지 않겠습니까?"
내일 오전 마지막 만남이 한 차례 더 예정돼있지만 당초부터 어떤 공동 성명같은 성과물이 나올 것이란 기대는 없습니다.
바이든 정부 미중 관계의 진로를 점쳐볼 수 있는 첫 접족은 서로의 입장을 명확히 확인시키고 대외적으로 공표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베이징에서 MBC뉴스 김희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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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희웅
살벌했던 첫 만남…2분 인사하고 1시간 싸웠다
살벌했던 첫 만남…2분 인사하고 1시간 싸웠다
입력
2021-03-19 20:18
|
수정 2021-03-1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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