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4월 1일부터 75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됩니다.
다음주까지 노인들에게 사전 동의를 받고 예약을 해야 하는데요.
시간이 촉박하다보니, 집집마다 멀리 떨어진 농촌에서는 요즘 '어르신 찾기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심충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도농 복합 지역인 충북 청주시 오창의 한 마을입니다.
이장이 75세 이상 어르신들의 명단을 들고 집집마다 찾아다닙니다.
"안녕하세요 어르신."
코로나19 백신접종 동의서를 한 칸 한 칸 채워가기가 녹록치 않습니다.
(주민번호가?)
"응?"
(주민번호)
"전화번호?"
(주민번호요. 어르신 주민번호요, 몇 년생? 생년월일요.)
"39년."
농사를 짓는 어르신들은 새벽 일찍 집을 나서는 일이 많아 만나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
"계세요?"
접종 동의 안내문을 대문에 붙이고는, 골목이며 들판으로 어르신들을 찾아 헤맵니다.
[오순희/청주시 오창읍 농소리 이장]
"연락이 안 되면 밭으로도 가서…일터에 나가서도 제가 직접 가서 받아야 되고…"
어르신을 만났다 하더라도 자녀들에게 한 번 의사를 묻느라 동의 절차는 더 더딥니다.
[홍성민/청주시 오창읍 이장협의회 사무국장]
"자식들이 반대하면 또 억지로 하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니까요."
정부를 대신해 백신 접종을 권유했다가 혹시나 부작용이 생기면 괜한 원망이라도 들을까 걱정스럽기 때문입니다.
[홍성민/청주시 오창읍 이장협의회 사무국장]
"저희들이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백신에 대한 안전성이나 이런 것들을 설명을 못 하다보니 애로사항이 많습니다."
다음달 1일부터 백신을 맞는 75세 이상 고령자는 전국적으로 380만명.
이 마을에서는 30여 명이 대상인데 늦어도 25일까지는 동의서를 받고, 접종 예약까지 마쳐야 하기 때문에 서둘러 일일이 찾아다니고 있는 겁니다.
[이수현/충청북도 감염병관리과장]
"동의를 안 해서 (예약) 시행을 안 하시면 가장 마지막 4분기로 접종 시기가 넘어갑니다."
방역당국은 본인들의 건강과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 가급적 해당 시기에 접종에 참여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심충만입니다.
(영상취재:허태웅/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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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심충만
"어르신 접종하세요"…동의 받으러 '들로 산으로'
"어르신 접종하세요"…동의 받으러 '들로 산으로'
입력
2021-03-20 20:28
|
수정 2021-03-20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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