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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심사도 안 했는데 "다 정해졌다"…짜고 치는 공모?

[단독] 심사도 안 했는데 "다 정해졌다"…짜고 치는 공모?
입력 2021-03-22 19:56 | 수정 2021-03-22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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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심사 위원단에 LH 직원 들도 참가 하는데 이들이 어느 업체에 마음을 줄지에 따라서 업체가 결정 된다고 합니다.

    그들을 우리 편으로 만들었다면 심사를 하기도 전에 "어차피 우리가 이긴 게임"으로 만들 수 있는 겁니다.

    김민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해 LH가 수도권의 한 아파트 설계 공모를 냈습니다.

    그런데 심사를 앞두고, 심사에 참여한 한 교수에게 이상한 전화가 걸려왔다고 합니다.

    결과는 이미 다 정해져 있으니, 자기들을 찍어달라는 요구였습니다.

    [심사위원 A 교수]
    "'자기네가 하기로 되어 있다'<심사도 안 했는데?> 그렇죠. 내부 위원(LH 현직 직원)을 잡고, 자기들이 친한 외부 위원도 잡고…"

    실제로 심사 당일 분위기는 그 설계업체 말대로 굴러갔다고 합니다.

    [심사위원 B 교수]
    "앞에 분들이 죽 얘기하는 다 OO (설계사무소)편을 드는 거예요. 일방적으로 꼭 합을 짠 것처럼 얘기를 해버리니까."

    심사 결과는 어땠을까?

    교수들의 표는 3:2로 갈렸지만, LH 현직 직원 2명이 몰표를 줬습니다.

    근소한 차이로 그 설계사무소가 당선됐습니다.

    [심사위원 B 교수]
    "이거는 말이 안 되는 거예요. '이거 짜고 쳤다' 이 생각하고 나왔어요."

    어떻게 심사도 하기 전에 결과를 미리 알고 있었을까?

    알고 보니, 당선된 설계사무소는 LH 1급 출신이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심사위원 7명 가운데 LH 현직 직원은 2명.

    하지만 이 두 명이 바람잡이 역할을 하며 분위기를 몰고 간다고 합니다.

    [설계업체 관계자 A]
    "공모 심사를 할 때 LH 직원들이 몇 명이 들어가잖아요. 그러면 그분들이 분위기를 좌지우지한다는 거죠."

    LH가 발주업체이다 보니, 외부 위원들은 현직들의 입김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심사위원 B 교수]
    "대놓고 '디자인 좋은 걸로 해주세요' 이렇게 말하는 분도 있어요. LH 직원들 중에. 아, 이 사람 이거 찍어달라 이 얘기네."

    그러니 이 현직들을 움직일 수 있는 전관들의 몸값이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설계업계 관계자 B]
    "(설계사무소에) 가면 1억에서 2억 정도에다 차 하나 뽑아주거든요."

    서울 강남의 한 건축사무소

    LH 1급 출신이 대표, 2급 출신이 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아예 홈페이지에 대놓고 이걸 내세워 홍보하다, 최근 LH 사태가 터지자 홈페이지를 폐쇄했습니다.

    [타가] 2019년 설립하자마자 2년 동안 LH에서 6건의 설계를 따냈는데, 이 중 4건은 LH 현직 직원들이 점수를 몰아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설계업체 관계자 C]
    "검사들, 판사들, 변호사 되면 수임하면 거의 무조건 승률 밀어주듯이 그런 식으로 일감을 밀어줘요."

    한 설계회사 임원은 "LH의 공모는 전관이 좌우한다. 설계로 승부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MBC뉴스 김민찬입니다.

    (영상편집: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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