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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검은 조언' 검사장 출신 전관, 지금은 국회에서…

[단독] '검은 조언' 검사장 출신 전관, 지금은 국회에서…
입력 2021-03-22 20:27 | 수정 2021-03-2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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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혐의를 한 명한테 몰아 주라는 조언, 검찰의 인사 철을 이용하고 누가 새로 오든 문제 없다는 자신감에서 전관 출신의 노련함이 읽힙니다.

    그런데, 이렇게 덮으면 무혐의를 받을 수 있다는 발언은 노련함의 선을 넘어서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국회로 찾아가 유상범 의원의 입장을 들어 보았습니다.

    이어서 신재웅 기잡니다.

    ◀ 리포트 ▶

    수술일지엔 두 건의 대리 수술 모두 A 원장이 한 것으로 기록돼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시간 A 원장은 일반 진료 중이었기 때문에 진료기록을 압수수색하면 대리 수술이 들통날 수밖에 없는 상황.

    [병원 관계자]
    "(기록 조작을) 못했어요. 환자들이 진료기록을 너무 빨리 떼어가는 바람에 수술 올라가 있는 시간에 A 원장님 밑에서 진료 본 걸로 돼 있어요."

    하지만 변호사는 병원장과 관할 경찰서간 특별한 관계가 있으니 압수수색은 안 할 거라고 자신합니다.

    이 병원이 관리 이사로 영입한 관할 지역 출신 퇴직 경찰 간부를 지칭한 것으로 보입니다.

    [유상범 변호사]
    "고양 (일산)서부서는 김 원장님이나 (다른) 원장님이 '방패'가 좀 좋아서 불필요하게 압수수색을 하거나 그러진 않을 것 같아요."

    검찰에서의 경험으로도 그렇다고 말합니다.

    [유상범 변호사]
    "내가 수사를 오래 해 보고 수사를 하면서 지켜본 방향은 병원 압수수색은 특별한 경우 아니면 잘 안 해. 사실 사람 죽었다고 병원 고소됐을 때 병원 압수수색하는 경우 봤어? 응? 거의 없잖아."

    검사장 출신답게 검찰 조직도 훤히 꿰고 있었습니다.

    [유상범 변호사]
    "고양지청에 검사들 중에 의사 출신이 있던가?" ("네, 있습니다.") "의사 출신 검사는 몇 명 없어. 고양지청에는 없을 거야."

    경찰과 검찰의 '인사이동 시기를 기다리자'

    [유상범 변호사]
    "이 사건은 차라리 경찰에서 좀 묵혔다가 현재 검사, 현재의 그 인사이동이 좀 발생한다면 상대적으로 나을 수 있지. 그때까지 뒤로 미뤄가면 새로운 팀으로 왔을 때는 뭐 내가 가서."

    그러면서 누가 오든 문제없다는 '전관'의 영향력도 은근슬쩍 드러냅니다.

    [유상범 변호사]
    "(인사이동이 되면) 나을 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내 입장에서 누가 오든 말든 다 가능하니까 문제는 없는데..."

    회의 말미, A 원장에게 책임을 지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유상범 변호사]
    "A 원장이 만세를 부르는 순간 병원이 문제가 아니라 신변은 내 장담하는데 100%로 구속입니다. 큰일이잖아. 큰일.비용 얘기할 때는 내가 빠지더라도. 이제 전체 그림은 다 보였죠?"

    변호사와 무면허 의사인 김 원장은 계약서까지 썼지만, 문제의 대책회의가 열린 지 다섯 달 뒤, MBC 보도가 나간 직후 수임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지금은 국회에 입성한 유상범 의원을 찾아갔습니다.

    대리수술 은폐 대가로 A 원장에게 '상환 페이백' 즉, 금전적 보상을 제안한 것을 묻자 그런 사실이 없다고 잡아뗐습니다.

    [유상범 의원]
    <대리수술 사실을 아셨는데도 은폐를 하시려고 하셨다는 뭐 이런 얘기를..>
    "뭔 은폐를 해요. 변론을 해야지"
    <'페이백(위증 대가)을 줘야 된다' 이런 얘기도 하셨다?>
    "무슨 누가 그런 말을 해요. 나는 페이백 같은 걸 요구해본 적이 없어요.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시나?"

    또, 마디편한병원과 계약을 하고 수임료를 받은 건 맞지만, 돈은 돌려줬기 때문에 문제 될 게 없다고 했습니다.

    [유상범 의원]
    "변론을 한 적이 없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나한테 얘기를 하실 필요 없어요."
    <그럼 착수금이나 이런 것도 다 받으신 거예요?>
    "돌려줬어요. 다 정리해서 돌려줬습니다."

    변호를 안 했으면 문제가 없는 걸까.

    불법으로 대리수술을 한 당사자를 은폐하고 책임을 떠넘기는 취지의, 녹취록 언급들은 '범인 은닉 교사죄'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최정규 변호사]
    "불법을 하라는 취지의 적극적인 조언을 하는 거는 법률 상담으로 면피할 수 있는 상황은 당연히 아니고 법적인, 윤리적인 책임을 져야하는 영역이죠."

    이런데도 유 의원은 변호를 하지 않았는데 뭐가 문제냐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유상범 의원]
    "변호사가 변론을 하는 과정에서 실체를 숨기고 변론을 했다 그러면 책임을 지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나는 변론 자체를 안 했다는 말이에요. 그럼 아무 관여를 안 한 거잖아요."

    MBC뉴스 신재웅입니다.

    (영상취재: 김태효 김희건 / 영상편집: 유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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