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주 인천의 한 초등학교 앞에선 길을 건너던 4학년 학생이, 전주에선 등교를 하던 열한 살 아이가 차에 치어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두 사고 모두 화물차와 래미콘이 우회전을 하던 중에 아이를 발견하지 못해서 발생한 사고였습니다.
생각보다 위험하고, 많이 발생하는 우회전 사고.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임상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18일 11살 초등학생이 화물차에 치여 목숨을 잃은 인천의 초등학교 앞.
교차로 신호등이 적색으로 바뀌자 1차로에 서있던 화물차가 갑자기 우회전을 시도합니다.
우회전 차선인 3차로에 있던 화물차를 아슬아슬하게 비껴갑니다.
지난 주 2차선에서 화물차가 불법 우회전을 하다 사고가 난 뒤 교차로에 경찰이 집중 배치됐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유은정/학부모]
"이렇게 계속 사고가 난 게 한두 번이 아니었거든요. 얼마나 많았는지 몰라요. 화물차들은 빨리 건너가려고 하니깐…"
학교 앞은 대형 화물차들이 줄지어 달리는 왕복 6차선 도로.
경인고속도로 진입을 위해 불법 우회전은 수시로 발생합니다.
이 때문에 지난 2019년 학교 측은 화물차들의 학교 앞 통행을 통제해달라고 경찰에 요청했습니다.
[윤희섭/인천 신광초등학교 교장]
"앞이 안 보이고 다 차들이 꼬리를 물고…그런 모습 속으로 아이들이 횡단보도를 이용하면서 통행하니까."
하지만 경찰은 받아들여주지 않았습니다.
교통체증이 심해질 수 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경찰 관계자]
"우회도로도 제대로 확보 안된 상태에서 그거를 못 다니게 하면 화물차들 입장에서는…그런 (교통)사고가 없었잖아요."
그러나 교차로에서 적신호에 우회전을 허용하는 것 자체가 보행사고 위험을 높인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실제로 우회전 교통사고는 해마다 5% 넘게 급증하고 있고 교차로 교통사고 10건 중 2건 가량이 우회전 차량 때문에 발생합니다.
지난 주 전북 전주에서도 자전거를 타고 학교를 가던 초등학생이 레미콘에 치여 숨졌습니다.
레미콘 역시 우회전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임채홍/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우회전 차량이 보행자 신호를 확인할 수가 없는 상황이거든요. 보행자 연석에서 보행자가 막 내려왔을 때 그때 부딪힐 확률이 (높습니다.)"
서울 송파구의 한 초등학교.
횡단보도 신호등이 녹색인데도 차량들은 우회전을 합니다.
[박현순/학부모]
"위험하죠. (아이들이) 뛰고 그래요. 진짜 위험해요. 차들도 신호등을 지켜야 되는데 안 지키고…"
대부분 국가에서는 적신호일 때는 우회전 자체를 아예 금지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최소한 어린이보호구역 만이라도 우회전 신호 도입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MBC뉴스 임상재입니다.
(영상취재 : 임정환, 김동세, 장영근 / 영상편집 : 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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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임상재
외국에선 금지하는데…잇따르는 교차로 우회전 '참사'
외국에선 금지하는데…잇따르는 교차로 우회전 '참사'
입력
2021-03-22 20:35
|
수정 2021-03-22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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