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김정인

[집중취재M] '검사 술접대' 재판 허송세월…복사할 게 많아서?

[집중취재M] '검사 술접대' 재판 허송세월…복사할 게 많아서?
입력 2021-03-22 20:47 | 수정 2021-03-22 20:51
재생목록
    ◀ 앵커 ▶

    풍자 사진 한장으로 설명 되는 사건이죠.

    라임 사태 김봉현 전 회장이 검사 출신 변호사와 검사 셋을 접대 했는데 검사 두명은 접대비가 96만원이 나와서 처벌을 피하고 전관 변호사와 검사 한 명만 재판에 넘겨진 사건.

    그런데 어찌된 게 4개월 넘도록 재판이 시작도 안 했습니다.

    대체 무슨 일인지, 먼저 김정인 기자가 법원과 검찰에 확인해 봤습니다.

    ◀ 리포트 ▶

    2019년 7월 18일 서울 강남의 한 유흥주점 특실.

    현직검사 3명이 이 곳에서 '라임 사건'의 핵심 김봉현 전 회장의 술접대를 받은 걸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2명은 형사 처벌을 피했습니다.

    술자리를 일찍 떠나, 접대받은 금액이 청탁금지법 기준인 100만 원에서 4만원쯤 모자란다는 겁니다.

    혼자 접대 장소에 오래 남아 있다 재판에 넘겨진 나의엽 검사.

    그는 술자리 이후 8개월 뒤, 실제로 '라임 수사팀'에 합류했습니다.

    [오선희/변호사]
    "(의뢰인들이) '검사들 불러서 밥 먹을 수 있는 거냐' 이런 걸 물어봐요. (검사를) 불러낼 수 있냐. 뇌물을 제공하거나 접대를 하면 사건이 풀린다는 확신을 일반 국민들에게 갖게 해요. 우리 사법시스템의 신뢰를 흔드는 거거든요. 이 사건이 그래서 나빠요."

    하지만 나 검사는 기소된 지 석 달이나 됐는데도, 아직 법정에 나온 적이 없습니다.

    재판이 두 번이나 미뤄지며 안 열렸기 때문입니다.

    이유가 뭘까, 법원에 찾아가봤습니다.

    법원은 2월 정기인사로 재판부가 바뀌었고, 재판을 연기해 달라는 피고인의 의견서가 접수됐다고만 밝혔습니다.

    의견서를 낸 건, 술접대 주선 혐의를 받는 이주형 변호사.

    사건 기록을 추가로 복사해야 하는데, 검찰 담당 직원이 코로나19 검사 때문에 금방 해 주기 어렵다고 했다는 이유입니다.

    왜 복사를 안 해준 걸까, 이번엔 검찰에 가봤더니, 코로나 상황과 무관하게 이미 다 복사해 줬다고 합니다.

    이 변호사는 또, 극심한 스트레스로 지병이 악화돼 치료에 전념할 필요가 있어 법정에 나오기 어렵다고도 했습니다.

    [이주형 변호사 ('술접대' 주선 혐의)]
    (이주형 변호사님 되실까요?) "지금 잠시만 차 안에..지하철 역이라서 전화 받기가 좀 그래요. 미안합니다"(기일 변경 요청하신 것 때문에.. 여보세요?) "..."

    여전히 '술접대를 받은 일이 없다'고 주장하는 검사들은, 결백을 입증해 줄 휴대전화를 모조리 잃어버렸다고 했습니다.

    약속이나 한 듯, 분실 시기도 비슷했습니다.

    [수사기록]
    [A검사]
    "검찰 조사 후 '베이비페어' 박람회에 갔다가 휴대폰을 잃어버렸습니다"
    [나의엽 검사]
    "은폐 의도는 없었고, 그냥 짜증나서 버렸습니다"

    이들은 오늘도 수사와 기소권을 가진 검사로서 법을 집행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정인입니다.

    (영상취재 : 나경운 / 영상편집 : 배우진)

    MBC 뉴스는 24시간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