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제보는 MBC입니다.
경기도 남양주 시청의 공무원들이 경쟁을 하듯 부서 별로 돌아가면서 조광한 시장의 생일 파티를 다섯 번이나 열었습니다.
시장의 인기가 좋은 건지 아니면 이것도 일인 건지, 여기에 참가한 어느 공무원은 이런거 하려고 시청 들어왔나 자괴감이 들었다고 합니다.
김수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남양주시청 홍보부서 공무원들이 만든 시장님 생일 축하 영상입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시장님‥"
영상에선 시장님에 대한 노골적인 찬사가 광고처럼 이어집니다.
"피부가 장난 아닌데 시민만 생각했을 뿐인데..피부가 장난 아닌 시장님"
"스타일리쉬한시장님"
"음 달콤해~ 언제나 달콤한 스윗가이 시장님 생일 축하드립니다."
전날 다른 부서가 시장님 생일 파티를 열었다는 말을 듣고 하루만에 부랴부랴 준비한 겁니다.
"저도 마지막으로 시장님 생일 축하드립니다. 시장님 사랑해요 뿅뿅뿅뿅뿅"
다른 부서장들도 질 수 없다는 듯 시장님 축하 파티 준비에 열을 올렸습니다.
[남양주시청 공무원(음성대독)]
"(부서장이) 준비해라, 기획해라 직원들에게 지시했고 가장 어린 9급 여직원하고 시보 안 뗀 여직원에게 '너는 꽃다발을 들고, 너는 케이크를 들라고 지시하고"
다음날 현장 시찰을 위해 시장이 탑승한 버스 내부는 풍선으로 장식됐고 '시장과 영원히 함께'라는 문구도 걸렸습니다.
이렇게 시장 생일 파티를 준비한 건 사흘동안 모두 5개 부서.
[조광한/경기 남양주시장(지난 13일)]
"많은 분들이 영광스럽게 제 생일을 기억해 주셔서 어제 오늘 참 감사하고 감격스럽습니다."
한 부서장은 이후 시장님한테 고맙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직원들을 칭찬하면서도
한 보건소 소장의 생일파티가 보도돼 문제가 된 걸 언급하며 관련 영상과 사진을 외부로 유출하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이 부서장에게 직원들을 동원했는지 물었더니 강압적인 분위기는 없었고 지시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A 부서장]
"저는 거기에 개입하지도 않았고‥이건 명예훼손이죠. 완전 모함이고. 시장님이 아시면 얼마나 기분 나쁘시겠어요? 이걸 하라고 한 것도 아니고."
하지만 유난히 인기 많은 시장님을 위한 시청 직원들의 유별난 애정만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일부 직원들은 어쩔 수 없이 동원돼 자괴감이 들었다고 털어놨습니다.
[남양주시청 공무원(음성대독)]
"우리가 무슨 나라님 생일 파티에 동원된 광대도 아니고. 고생해서 시험치고 왔는데 이런 거 하려고 들어온 건가 자괴감, 굴욕적인 느낌이 들고."
파티를 연 5개 부서의 부서장들은 대부분 조광한 시장 부임 이후 승진했고, 내부에선 충성 경쟁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조광한 남양주 시장은 과잉충성도 아니고, 시킨 적도 없다고 했습니다.
또, 자신의 생일 파티가 언급되는 게 모욕적이라며 보도가 나가면 모든 법적 조치를 다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수근입니다.
(영상취재: 이관호 / 영상편집: 조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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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수근
[제보는MBC] 생일파티 5번 한 '달콤한 시장님'…인기 탓? 충성 경쟁?
[제보는MBC] 생일파티 5번 한 '달콤한 시장님'…인기 탓? 충성 경쟁?
입력
2021-03-23 20:19
|
수정 2021-03-23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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