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제보는 MBC입니다.
군 생활 중 코로나 19에 감염된 현직 공군 상병이 MBC에 도움을 청해 왔습니다.
확진 이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몇 달 동안 맨 밥만 먹으면서 고통 속에 군 생활을 하고 있다는 건데요.
대체 어떤 사정인지 정동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11월 중순.
22살 황모 상병은 부대 안에서 진행된 교육에 참석했습니다.
참석자는 50여 명이었는데, 강사는 병사들에게 마이크를 건네주고 돌아가며 발표를 시켰습니다.
[황 모 상병/공군 00전투비행단]
"계속 마이크를 넘겨 주면서 거의 모든 사람이 다 마이크를 하나로 돌려서 썼습니다."
그런데 강의 직후 외부 강사가 코로나 확진을 받았고, 황 상병을 포함해 병사 14명이 무더기로 감염됐습니다.
악몽은 그 이후부터였습니다.
군은 병사들을 처음엔 민간 병원에 입원시켰지만, 코로나 환자가 늘어나자 군대 내 시설로 옮겼습니다.
오랫동안 사용을 안 한 난방조차 안 되는 곳이었습니다.
[황 모 상병/공군 00전투비행단]
"벽에 곰팡이도 있는데, 찬 바람이 계속 들어오고 위생 상태도 되게 안 좋은 방이어서.."
기침이 더 심해졌고,
갑자기 역한 냄새가 올라와 음식도 먹을 수 없었습니다.
치료는 커녕 군의관도 만날 수 없었습니다.
[황 모 상병/공군 00전투비행단]
"고기를 먹는데 휘발유를 씹고 있는 느낌이 난다든가. 도시락 뚜껑만 열어도 구토가 나와 가지고 맨밥만 꺼내서 겨우 먹고.."
민간 대학병원에 가서 제대로 진단을 받기까지 한 달..
코로나 후유증이란 진단을 받았습니다.
다시 부대로 복귀해야 했던 황 상병은 지금도 흰죽만 먹으며 버티고 있습니다.
다섯달 사이 몸무게는 10kg이나 빠졌습니다.
[황 모 상병/공군 00전투비행단]
"(부대에서는) '여기는 부대고 너 하나를 위해서 모두가 다 맞춰 줄 수 없으니까, 너가 잘 참고 이겨내 봐야지' (라고 얘기했습니다.)"
부대 안에서, 그것도 방역 수칙이 지켜지지 않은 상태에서 감염된 만큼 황 상병은 질병으로 인한 전역, 즉 '의병 전역' 신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군은 코로나 감염으로 전역한 사례는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방혜린/군인권센터 상담팀장]
"그냥 방치를 하고 있는 거잖아요. 제2, 제3의 그런 후유 장애를 호소하는 당사자들이 나타날 수 있는 건데..."
소방관이 꿈이었던 황 상병.
그 꿈마저 포기해야 할까봐 두렵습니다.
[황 모 상병/공군 00전투비행단]
"앞으로 남은 1년 정도의 군 생활을 맨 밥만 먹으면서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앉아서 지내야 되는 건지..."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영상취재: 김경배 / 영상편집: 이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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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정동훈
[제보는 MBC] 군대 교육받다 코로나 걸렸는데…후유증은 '나 몰라라'?
[제보는 MBC] 군대 교육받다 코로나 걸렸는데…후유증은 '나 몰라라'?
입력
2021-03-24 20:27
|
수정 2021-03-24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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