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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뿐인 과로사 대책…택배 노동자들 또 쓰러졌다

말뿐인 과로사 대책…택배 노동자들 또 쓰러졌다
입력 2021-03-25 21:43 | 수정 2021-03-25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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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택배 노동자들이 연이어 쓰러지고 있습니다.

    인천에선 쿠팡 택배 기사가 숨졌고, 경주에서는 매일 12시간씩 일하던 CJ대한통운 택배 기사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위독한 상황입니다.

    이재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인천 계양구의 한 주택가.

    어제 낮 12시 반쯤 쿠팡 택배 기사 43살 김 모 씨가 쓰러진 채 발견됐습니다.

    [인근 상인]
    "쓰러져 있고, 구급대원들이 와서 들것에 실어서 옮겼지. 쿠팡 직원들은 와서 나중에 (물건) 가져간 것밖에 없지."

    택배 기사 김 씨는 화물차를 주차해 놓고 주택가를 돌면서 상자를 배송하다, 한 주택 대문 안쪽에서 쓰러졌습니다.

    구급대원들이 심폐 소생술을 하며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쿠팡 측은 숨진 김 씨가 "배송 업무에 배치된지 2일차였다"며, "입사 때 실시한 건강 검진 결과 심장에 이상 소견이 있어 추가 검사를 진행하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최종 검진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배송에 투입했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어젯밤에는 경북 경주시에서 CJ대한통운 택배 기사 59살 이모 씨가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습니다.

    [김광석/전국택배노조 대구·경북지부장]
    "월 배송 건수는 5천 5백에서 6천 개 정도 됩니다. 그리고 하루 이동 거리가 100킬로미터 이상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씨는 지난해 대부분의 택배 기사들과 마찬가지로 산재 보험 제외 신청을 해 보험금도 받을 수 없습니다.

    작년에 택배 기사 16명이 숨지면서 과로사 방지를 위한 여러 대책들이 나왔지만 과로사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이미 택배 기사 4명이 과로로 숨졌고, 5명이 뇌출혈 등으로 쓰러졌습니다.

    현장에선 강도높은 작업 환경에 변화가 없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강민욱/전국택배노조 교육선전국장]
    "분류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이 7시간, 이런 식인데. 분류 인력은 4시간 정도만 투입되거나, 똑바로 투입이 안 돼 가지고…"

    오는 7월부터 택배 기사의 산재 보험 가입이 의무화되면 상황이 나아질거란 게 정부와 택배 회사의 입장입니다.

    그러나 살인적인 노동으로 사고가 계속 이어진다면 보험은 사후 약방문에 그치게 될 겁니다.

    MBC뉴스 이재민입니다.

    (영상 취재: 임정환 / 영상 편집: 유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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