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다음은 MBC가 연속으로 단독보도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불법 사찰 속보입니다.
불법 사찰이 벌어질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는 오늘도 "문건을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거듭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함께 근무했던 청와대 인사들은 전혀 다르게 설명했습니다.
분명 배포 대상으로 적힌대로 문건이 갔다는 겁니다.
나세웅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배포선에 '정무수석'이 명시된 14건의 국정원 사찰 문건.
당시 정무수석인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측은 "관련 보고를 받은 적 없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배포선에 적힌 당시 청와대 인사들의 설명은 다릅니다.
MB정부 시절 대통령실장을 지낸 임태희 전 한나라당 의원은 MBC와의 통화에서 국정원 문건은 배포선에 적힌 대로 전달되는게 맞다고 밝혔습니다.
[임태희/전 청와대 대통령실장]
"일단 그냥 배포선에 넣으면 가게 돼 있는 거거든요. 우편 넣듯이 배포선에 넣으면 그냥 가는 거니까."
내용에 따라 어디에 배포할 지 적으면 마치 우편물처럼 전달되는 구조였다는 겁니다.
실제 당시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한 한 행정관은 "국정원 정책 정보를 받아 본 적 있다"고 했고, 또다른 실무자도 "국정원 정보는 수석을 통해서 내려온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임 전 실정은 자신이 국정원에 사찰을 요청한 적 없다면서도 당시 국정원의 사찰 문건 작성 자체가 문제였다고 인정했습니다.
[임태희/전 청와대 대통령실장]
"사실은 정보기관장이나 국정원 윗사람들이 조금만 생각이 있다면 첩보로도 생산을 하면 안되는 것들을 많이 해요. 사실은 야단쳐야 한다고"
MBC가 확인한 청와대 대외비 문건 수신 현황을 보면 2010년 2월부터 12월까지 10개월 동안 한 수석실에만 국정원 사찰 문건이 모두 176건 보고됐습니다.
[신인수 변호사/민주노총 법률원]
"일주일에 2~3개 씩 보고됐는데 그걸 하나도 못봤다? 그럼 직무 유기입니다. 그런데 만약에 이걸 봤다, 그렇다고 한다면 직권 남용인 거죠."
정보공개를 통해 처음 국정원 사찰 피해를 확인한 이들은 '모르쇠'로 일관하는 MB정부 인사들의 태도에 허탈해하고 있습니다.
[김웅전/철도노조 수석 부위원장]
"정말 등골이 서늘해진거죠. 160명 해고 당하고 10년 넘게 해고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던..."
특히 이번 정보공개청구로 당시 청와대와 국정원의 노조 와해 공작 및 사찰이 드러난 철도 노조 등 피해단체들은 관련자들에게 손해배상 청구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나세웅입니다.
(영상취재:김신영/영상편집: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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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나세웅
[단독] 박형준만 못 받았다?‥임태희 "사찰문건 우편물 가듯 전달"
[단독] 박형준만 못 받았다?‥임태희 "사찰문건 우편물 가듯 전달"
입력
2021-03-26 19:58
|
수정 2021-03-26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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