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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 학살 기록 공개" 판결…진실 드러나나?

"베트남전 학살 기록 공개" 판결…진실 드러나나?
입력 2021-03-26 20:09 | 수정 2021-03-26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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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사건에 대해서, 우리 정부가 학살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한 적은 없었습니다.

    다만, 당시 학살에서 살아남은 베트남인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고 있는데요.

    대법원이 당시 중앙 정보부가 학살 사건을 조사한 기록을 공개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김정인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1968년 2월, 베트남 중부 꽝남시 퐁니 퐁넛마을에서 주민 70여명이 학살당했습니다.

    생존자들은 민간인을 향해 총을 겨눈 건 한국군이었다고 지목했습니다.

    당시 학살로 어머니와 남동생을 잃은 8살 소녀는 환갑이 되어서 국가 대한민국의 책임을 묻고 나섰습니다.

    [응우옌 티 탄/생존 피해자 (2018년 당시)]
    "우리 집에는 여자와 아이들밖에 없었는데, 도대체 왜 죽였나요? 한국군이 정말 원망스러워요."

    먼저 이 학살의 진상에 대해, 한국 정부가 알고 있었는지부터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학살 다음해인 1969년,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가, 이 학살 사건에 대해 참전군인 3명을 조사해 기록을 남겼는데, 이 문서 목록을 공개하라고 요청한 겁니다.

    국정원은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치고, 참전 군인들의 사생활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며 공개를 거부했지만, 대법원은 이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 정부의 학살사건 조사 등 역사적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사료로, 공개할 가치가 인정된다"며, "군인들의 인적사항을 빼고 공개하라"고 한 겁니다.

    [김남주 변호사]
    "공식 문건으로 나오는 건 이번이 처음인 거죠. 대한민국이 베트남 민간인 학살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조사를 했다. 사실 그 조사 보고서에 결론이 뭔지도 상당히 궁금한 거고요."

    정보공개 소송에 이어 응우옌씨는 한국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도 냈습니다.

    한국군에 의해 가족을 잃었고 자신도 총에 맞고 1년간 입원했다는 겁니다.

    50여년만에 중앙정보부의 자료가 공개되면,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손해배상 재판에도 증거로 제시돼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MBC뉴스 김정인입니다.

    (영상취재:장영근/영상편집:유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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