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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앵커로그] '아빠같은…' 학폭 경찰 24시

[앵커로그] '아빠같은…' 학폭 경찰 24시
입력 2021-03-27 20:25 | 수정 2021-03-27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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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조명 뒤의 사람들을 조명하는 앵커로그입니다.

    여기는 대구의 한 고등학교인데요.

    오늘 아침 등굣길에 경찰버스가 출동했다고 해서 찾아와 봤습니다.

    [김진호]
    "안녕하세요."

    (김진호 경위. 학교전담경찰관. 대구서부경찰서 소속)

    [김진호]
    "학교전담경찰관입니다. 반갑습니다."

    등굣길에는 왜 나오신 건지?

    [김진호]
    "전담 경찰관이 있다. 그러니까 마음 놓고 학교에 들어오고 인사만 하시는 건 아닌 것 같더라고요."

    [김진호]
    "인상이나 아니면 오늘 옷 입은 상태. 어, 이 학생이 왜 이럴까."

    (이때 등교하자마자 울며 교실을 나온 신입생. 우는 학생을 일단 안심시키는 경찰관들)

    [김진호]
    "아니, 왜? 아니,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얘기해봐. 어떤 거라도 들어줄 테니까. 울지 마라. 예쁜 얼굴 다 버리겠다."

    [학생]
    "무서워서"

    [김진호]
    "무섭다고? 걱정하지 마라. 너의 어떤 무서움도 다 해결해줄 수 있다. 자신한다."

    (상담을 끝내고 교실로 돌아가는 학생)

    [김진호]
    "저 학생한테 지금 손을 잡아주지 않으면 말 그대로 위기 학생이 되는 거죠."

    [김진호]
    "잘생겼죠? 접니다."

    실물보다 잘나온 거 아니에요?

    [김진호]
    "뽀샵을....하하하... 이렇게 폼 나야 아 멋있다 그러면서 기억을 해주거든요."

    (학교전담경찰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2012년에 도입. 청소년 선도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경찰관)

    어디로 가시는 거예요?

    [김진호]
    "학생 지도실로 갑니다. 학생 부장 선생님이 계신 데."

    제일 가기 싫은 데...

    [김진호]
    "몇학년이지?"

    [남학생]
    "1학년입니다"

    [김진호]
    "고등학교 올라온 지 오늘 3일째 됐는데 학생부에 온다 하는 것은 신경 쓰인다."

    (마침 김진호 경찰관을 만나러 온 학생)

    [김진호]
    "저번에 그 이후에 괜찮나?"

    [박수민/ 고등학생]
    "네 괜찮습니다"

    [김진호]
    "그 선배하고는 화해는 잘 됐고?"

    [박수민/ 고등학생]
    "네"

    [김진호]
    "나한테 와갖고 막 죽을 거 같이 하더만"

    [박수민/ 고등학생]
    "힘든 일 있고 고민 있으면 전화하면 언제든 오라 해가지고 밥 사주고 얘기해주시고 잘 해주십니다. 그냥 자주 연락 드려요. 일주일에 한 번, 안부 인사 아니면 한 번 전화 하면 그 다음날에 바로 밥 먹으러 온나 그러면 이제 또 밥 먹으러 가가지고 밥 사주시고. 그리고 이제 또 요즘 학교 생활 어떻냐"

    왜 이렇게 말을 잘해?

    [박수민/ 고등학생]
    "원래 제가 말을 좀 잘해요."

    하하하, 그래요?

    [박수민/ 고등학생]
    "어디 가서 말로는 안 꿀려요."

    (쉬는 시간, 틈틈이 학생들을 만나는 경찰관)

    [학생]
    "저 자퇴할 거예요."

    [김진호]
    "헐! 우리 조만간에 빨리 만나야 되겠다. 선생님이 너를 안단다. 안 그래도 조만간에 부르려고 했단다. 자퇴 결정은 선생님 만나보고 하자."

    [학생]
    "네."

    [김진호]
    "알았지?"

    [학생]
    "네."

    [왕우연/학생부장]
    "애들이 두려워하는 학생들,괴롭히지 않게끔 도와주시고 있습니다."

    지금은 밤 10시가 넘은 시간인데요. 퇴근도 안 하고 거리로 나오셨거든요.

    (늦은 시간 거리에서 방황하는 청소년들 발견)

    [김진호]
    "전부 여기로 와봐."

    [남학생]
    "경찰이다 경찰!"

    [김진호]
    "너는 이름이 뭐야?"

    [여학생]
    "얘가 제일 사고쟁이예요."

    [남학생]
    "제가 xx경찰서 메인 얼굴이거든요. 저 모르는 사람 없어요."

    [김진호]
    "아무튼 반갑고 이 시간까지 왜 나와 있는 거지?"

    [남학생]
    "(경찰관) 보러 왔습니다, 얼굴."

    [김진호]
    "xx이는 지금 조금 문제가 있는데"

    [여학생]
    "아, 진짜요?"

    [김진호]
    "뭔 줄 알겠지?"

    [여학생]
    "네"

    [김진호]
    "조심하는 게 좋다."

    [여학생]
    "네"

    야간 순찰 중 위험했던 순간이라든가...

    [김진호]
    “됐거든!” 이런 식으로 막. 비아냥거리고. 그래서 뭐 어쩌라고!”

    (야간 순찰 구역, 학생들이 많이 찾는 PC방. 그를 알아보는 대학생)

    [김진호]
    "내 이름을 아나?"

    [대학생]
    "김진호"

    [김진호]
    "아, 반갑다."

    저 분이 누군지 아세요?

    [이정빈 / 대학생]
    "중학교 때 학교 폭력 관해서 강의 오셔 가지고"

    (학교전담) 경찰관이 있다는 걸 알면 좀 어떤 게 좀 도움이 되던가요?

    [이정빈 / 대학생]
    "우선 학교에서 학교 폭력 같은 게 없었다고 느끼고 있어요. 문제가 생기면 연락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었죠."

    담당하시는 학교가 총 몇 개라고요?

    [김진호]
    "15개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경찰관) 혼자 20개~30개까지 담당하는 지역도 있다면서요?

    [김진호]
    "많은 학교를 담당한다면 좀 아무래도 좀 소홀해 지겠죠. 저희들도 할 수 있는 게 한계가 있거든요."

    여기는 경찰서 안인데요. 이 안에 공부방이 있다고 하거든요.

    (학교전담경찰관들이 자체 운영하는 경찰서 내 공부방)

    [여학생]
    "(청소년기에) 사고를 치면 그냥 학교는 나가라고 하잖아요. 어떻게든 잡아오셔가지고 여기 앉혀서 옆에서 공부도 항상 가르쳐 주시고 사람답게 살자고..."

    [남학생]
    "16살 때부터 알게 됐으니까 한 6년. 제가 어린 나이에 (사고를 쳐서) 재판까지 가게 됐단 말이에요. 재판장까지 오셔가지고 (판사에게) 무릎 꿇고 빌어주셨어요. 저를 (위해)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저는 그게 너무 감사해가지고 또 다시 이런 사고를 치면 안되겠다."

    [김진호]
    "항상 응원하는 거 알지?"

    [여학생]
    "네."

    [김진호]
    "내가 너희 사랑하는 것도 알지?"

    [여학생]
    "네."

    [남학생]
    "저도 항상 사랑합니다."

    [김진호]
    "학교를 나왔다고 해서 학교 폭력이 없어지느냐. 나와도 계속 연결이 됩니다. 학교 밖 청소년을 제대로 지도 해야 학교 폭력을 멈추는데 큰 성과를 거둘 것이다."

    어떻게 공부를 안 하는 친구들을 공부하도록 유도를 하세요?

    [김진호]
    "부모가 자식 걱정하는 마음으로 사랑을 계속 던지죠. 끊임없이 일탈이 이어지고 어느 순간 미안하거든요. 선생님, 원하는 게 뭡니까? 나는 너가 잘 됐으면 좋겠다."

    그동안 그를 만나 방황을 끝내고 다시 공부를 시작한 학교 밖 청소년은 100여명. 검정고시에 합격한 청소년은 38명에 이릅니다.

    [김진호]
    "제가 학교 밖 청소년 출신입니다. 누구 한사람 든든한 버팀목이 돼서 이게 있다면 일탈이 멈추는 시점이 분명이 있습니다."

    학교 폭력을 막던 경찰은 그렇게 방황하는 청소년들의 선생님이 되고, 부모가 됐습니다.

    [김진호]
    "저를 부르는 호칭들이 좀 다양합니다. 아빠. 아버지. 스승님. 쌤. 어느 순간 전화가 옵니다. 저 이번에 대학교 갔어요. 저 어디 취직했습니다. 그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

    앵커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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