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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에서 "살 썩는데도 소독만…" 결국 다리 절단

교도소에서 "살 썩는데도 소독만…" 결국 다리 절단
입력 2021-03-27 20:27 | 수정 2021-03-2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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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교도소에 수감 중인 한 중증장애인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병원에 갔더니 뼈가 보일 정도로 욕창이 생기고, 다리는 부러져 있었습니다.

    결국 치료 시기를 놓쳐서 다리를 절단했는데요.

    이렇게 될 때까지 교도소가 해준 건 동료 재소자한테 소독약을 발라주라고 한 게 전부였습니다.

    임혜련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안양교도소에서 1년을 복역했던 69살 정천수씨.

    수감 전에 이미 오른쪽 다리가 마비돼 휠체어로만 이동이 가능한 장애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9년 1월 면회를 하던 보호자는 휠체어에 앉은 정씨에게 전혀 움직임이 없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정천수 씨 보호자]
    "휠체어를 끌고 면회하는 데로 들어왔는데 사람 얼굴이 전혀 이상하더라고요. 눈 감고 있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미 위독한 상태.

    정 씨의 몸에는 손바닥만한 크기의 욕창이 있었고, 피부가 괴사돼 뼈가 보일 정도였습니다.

    왼쪽 다리도 부러져 있었습니다.

    [정천수/피해자]
    "교도소 안에서는요, 치료고 뭐고 그런거 없었어요. 저도…그러니까 완전 방치에요, 방치.그렇게 썩어가고 있는데 외부 병원을 안 데려가고 있었다는 것은…"

    결국 온 몸에 패혈증이 왔고, 왼쪽 다리를 잘라내야 했습니다.

    참다못한 정 씨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습니다.

    [정천수/피해자]
    "암환자들 다 죽어가도 집행 정지 안 해주니까. 그냥 죽으면 그만이에요."

    인권위 확인 결과 교도소 측의 처치는 욕창이 생긴 직후부터 5개월 동안 소독이 전부였고, 그마저도 동료 재소자가 정 씨에게 소독약을 발라줬습니다.

    인권위는 또, 교도관이 휠체어를 미는 과정에서 정 씨가 떨어져 다리가 부러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습니다.

    그런데도 교도소 측이 몰랐다고 하는 건 주의 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게다가 스스로 몸을 가누지 못해 욕창이 생길 정도인 정씨의 간병을 의료인이 아닌 다른 재소자에게 맡긴 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최정규 /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변호사]
    "패혈증 쇼크 직전까지 상황에 대해서 교도소 당국에서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은 '사실상 방치'했다라고 보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교도소장에게 주의 조치를 내리고 교도소 간병 실태를 점검하라고 법무부에 권고했습니다.

    MBC뉴스 임혜련입니다.

    (영상취재:김백승/영상편집:위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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