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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없으면 상담도 안 돼…험난한 비혼모의 길

남편 없으면 상담도 안 돼…험난한 비혼모의 길
입력 2021-03-30 20:11 | 수정 2021-03-30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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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하지만 사유리 씨의 경우처럼 '자발적 비혼모'가 되는 일, 한국에서는 쉽지 않습니다.

    미혼 여성의 시험관 시술은 법적으로는 가능하지만, 남편이나 동거 남성이 없는 여성은 시험관 시술을 받을 수 없는 게 현실이었습니다.

    이어서 남효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50대 비혼 여성 이 모 씨.

    일만 하다가 40대 중반까지 결혼을 하지 못했지만 아기를 꼭 갖고 싶었습니다.

    [이 모 씨/50대 비혼 출산 희망자]
    "결혼이란건 저한텐 어렵더라고요. 혼자서라도 엄마가 될 수 있는 권리는 갖고 싶었던거죠. 나이가 점점 들면 들수록 더 강렬하게 그런 욕구들이 생기더라고요."

    9년 전 난자를 채취해 미리 냉동 보관했고, 재작년부터는 미국에서 정자를 공여받아 시험관 시술을 시도했습니다.

    "세차례 갔었죠. 굉장히 비용도 많이 들어요. 억대가 넘게 들어요. 실패를 했죠 3번을."

    하지만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더 이상 미국에 갈 수 없게 됐습니다.

    한국에서 방법을 찾아보려 했지만 '남편이 없다'는 이유로 상담조차 받기 어려웠습니다.

    "보통은 상담이 잘 안 되거든요. 처음부터 혼인신고서, 사실혼관계증명서 이런걸 갖고 와야하지. 그 절차에서부터가 안 되고."

    의사들의 훈계에 상처도 입었습니다.

    "'아빠 없이 애를 왜 낳느냐', '늙어서 노후 대책 위해서 낳는거냐'고 (말했어요). 어떤 여자 선생님도 흥분해가지고, '굉장히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행동이다'(라고 말했어요)"

    이씨는 보건복지부에 문의해 "비혼모의 시험관 아기 시술은 불법이 아니"라는 답변까지 받았지만 7곳의 병원에서 모두 시술을 거부당했습니다.

    유일하게 한 병원이 자체 윤리위원회를 열어 시술을 검토했지만 결론은 "안된다"였습니다.

    [병원 관계자]
    "(보건복지부 입장은) 하려면 기관에서 알아서 하세요. 그럼 우리가 해도 되고 안해도 되고 그거잖아요. 그럼 저희는 안 하고 싶은거죠."

    이 씨는 아이를 낳고 기를 준비는 됐으니 시술만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내 몸을 통해서 한 생명을 탄생시키는 일이 그만큼 가치 있는 일이 있을까."

    MBC뉴스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 최인규 / 영상편집: 신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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