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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상담' 중단 뒤 잔인한 학대…'살인미수' 적용

'육아 상담' 중단 뒤 잔인한 학대…'살인미수' 적용
입력 2021-03-30 20:25 | 수정 2021-03-30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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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생후 7개월 된 딸을 학대 끝에 뇌사 상태에 빠뜨린 엄마가 살인미수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극심한 육아 스트레스가 끔찍한 범죄를 낳았다는 게 당사자와 경찰의 설명인데요.

    이 가정에 무슨 일이 있던 건지 허현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생후 7개월 된 딸 아이를 상습적으로 폭행해 뇌사 상태에 빠뜨린 20대 친모.

    경찰은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아이를 왜 던지셨나요?> "……"
    <아이한테 미안하지 않으신가요?> "……"

    지난 12일, 대학병원에 입원한 아기는 여전히 산소호흡기로 연명하고 있고, 위태로운 상태입니다.

    이 여성이 밝힌 학대의 이유는 육아 과정에서 온 스트레스였습니다.

    지난 2019년 11월, 한국인과 결혼해 입국한 이 이주 여성 A 씨는 작년 8월, 아이를 출산했습니다.

    다문화지원센터의 도움도 받았습니다.

    작년 2월부터 10월 말까지 센터 관계자가 일주일에 두 번씩 방문해 출산과 육아를 상담해왔습니다.

    [익산시 관계자 ]
    "의심 사례고 이런 건 아니었던 것 같아요. 본인이 할 말씀은 하시고… 방문 지도하셨던 선생님이 서로 소통이 잘 되셨던 분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방문 상담은 중단됐고, 양육을 돕기로 했던 현지 부모님도 입국하지 못했습니다.

    낯선 나라에서, 아이 아빠가 출근한 뒤엔 오롯이 혼자 아기를 돌봤고, 그 시기, 끔찍한 학대가 시작됐습니다.

    [심남진/전북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장]
    "본인도 자기, 아동학대하는 행위들이, 학대 행위라는 것은 인지했는데, 그게 이제 스트레스나 우울감 때문에 멈추지를 못하고…"

    이 여성은 경찰 조사 당시 한국어에 서툴렀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문화지원센터에서 한국어 교육 서비스가 진행됐지만, 대상이 너무 많아 A 씨는 대기자로 남아 있었습니다.

    비슷한 이주 여성들과 소통도 부족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A 씨는 자신의 휴대전화가 없었습니다.

    [익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관계자]
    "(이주여성) 선배가 안내를 해주는, 그런 서비스도 많이 있었거든요. 3, 4년 전부터 그런 사업들이 없어졌어요. 사업비가 들어가면 실적이 나와야 하잖아요. 근데 그 수요가 줄어드는 거예요."

    자신의 아이를 잔인하게 내던진 아동 학대를 강하게 처벌하는 건 피할 수 없습니다.

    다만, '고립된 육아'의 고충을 덜기 위한 사회의 지원책은 충분한지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유철주(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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