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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 못 하게 초소 설치…부모에겐 '고기 먹는 사진'

탈출 못 하게 초소 설치…부모에겐 '고기 먹는 사진'
입력 2021-03-31 20:14 | 수정 2021-03-3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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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노예처럼 생활하면서도 학생들은 왜 서당에 계속 갇혀 있었을까요.

    서당 측은 아이들이 부모에게 알릴까봐 휴대전화와 컴퓨터도 사용하지 못하게 했고, 도망가지 못하도록 방범 장치를 설치했다는 증언까지 나왔습니다.

    이어서 이재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남 하동 읍내에서 40킬로미터를 가야 하는 첩첩산중.

    외부와 단절된 서당은 감옥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B 군/청학동 서당 피해 학생]
    "전화 같은 거 할 때 원장님이나 사무장님이 바로 앞에 있으니까 그런 말도 못하는 거죠. 통화도 잘 못해요. 많아봤자 2주에 한 번…"

    학부모들이 서당에 찾아가겠다고 하면, 교육에 방해가 된다며 못 오게 했습니다.

    [피해 학생 A 군 아버지]
    "일주일에 한 번 가려고 했죠. 군기를 잡아 놓았는데, 오면 애들이 응석받이가 돼서 집에 간다는 거예요."

    부모에게 얘기한 한 아이가 원장에게 엄청 맞는 모습을 본 뒤 아이들은 입을 닫았다고 합니다.

    [피해 학생 A 군 아버지]
    "원장이 얘가 아직 뭐 했다고 하면서 엄청 맞았대요. 그런 걸 봤기 때문에 다른 애들도 말할 엄두를 못내는 거예요."

    그러면서 부모들한테는 공부하거나 고기를 먹는 모습을 찍어 보내 안심시켰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다 연출이었습니다.

    [A 군/청학동 서당 피해 학생]
    "학생들을 불러다 놓고 '여기서 책 읽는 척 해' 이렇게 시켜요. 사무장님이 한 번 오셔서 사진을 '쫙' 찍습니다."

    재작년 아이를 서당에 보낸 한 어머니는 이상한 낌새를 채고 석 달 만에 아이를 데려왔습니다.

    [피해 학생 어머니]
    "동네 할머니께 들었어요. 맨발로 아이들이 서당에서 밤에 도망쳐 나온 거예요.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너무 소름이 끼치고…"

    서당은 아이들이 도망가지 못 하게 방범 초소와 경보 장치까지 설치했습니다.

    [A 군/청학동 서당 피해 학생]
    "방범 초소를, 원장이랑 서당 관계자들이 거기서 지키고 있고. 사이렌(경보장치)을 설치해서 학생들을 잡으러 다니고. 방범 시스템이라 말하지만 사실상 안에서 문 열면 소리가 나거든요."

    서당에서 도망간다고 해도 갈 곳이 없는 학생들도 많았습니다.

    [피해 학생 어머니]
    "자기가 직접 키우지 못하는 상황에 있는 아이들을 많이 보내요 거기. 10명이 있다면 7~8명 정도는 사정으로 인해서 키우지 못하는 부모님들께서…"

    서당에서 빠져나온 A군은 어린 아이들이 너무 불쌍하다고 했습니다.

    [A 군/청학동 서당 피해 학생]
    "(초등학생들이) '형한테서 아빠 냄새 나' 이러면서 안겨서 자는 거 보고 되게 속상했는데. 제가 거기 6개월 정도 있으면서 그 (아이) 부모님들을 한 번도 본 적이 없거든요."

    고립된 장소에서 부모로부터도 보호받지 못했던 아이들은 가혹 행위를 견뎌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서당에서 지내는 한 학생은 학교 컴퓨터실에 몰래 들어가 SNS로 A군에게 도움을 요청한 뒤 연락이 끊겼습니다.

    MBC뉴스 이재민입니다.

    (영상 편집: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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