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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하려고, 도로 내려고"…'무늬만 농부' 의원님

"카페 하려고, 도로 내려고"…'무늬만 농부' 의원님
입력 2021-04-01 20:18 | 수정 2021-04-01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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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농부만 가질 수 있는 농지를 가지고 있는 국회의원, 이른바 '여의도 농부' 검증 보도 이어갑니다.

    '경자 유전' 원칙을 헌법에 적시한 건 그만큼 농지를 곡식 키우는데 만 소중히 쓰라는 겁니다.

    하지만 여의도 농부 80명의 농지를 살펴봤더니 바닷가에 카페를 차리거나 사업용 도로를 내기 위해서 농부 행세를 하고 농지를 사 들여도 문제가 없었습니다.

    먼저 김세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울산의 한 어촌마을.

    언덕배기에 오르자,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는 전망 좋은 농지가 나옵니다.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 배우자 이 모씨가 지난 2019년에 지인과 함께 사들인 땅입니다.

    [인근 주민]
    "양파 심어놓고 유채도 심어놓고, 배추 같은 거 심고 했어요."

    농사를 지으려고 샀나 싶지만,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이 땅의 매입가격은 7억2천만 원.

    3.3제곱미터 즉 평당 4백만 원이라 농사 짓기엔 턱없이 비싼 겁니다.

    땅을 살 때 대출해준 은행을 찾아가보니, 다른 목적이 있었습니다.

    [대출 은행 직원]
    "처음부터 커피숍을 하려고 해서…"
    (커피숍 한다고 얘기하신 건가요?)
    "네 의원님 사모님이. 은행에 와서 다 자필로 (서명)하고."

    두 사람은 농지 말고도, 그 옆에 붙어있는 땅도 같이 구입했습니다.

    이 땅은 법인을 만들어 샀는데, 매입가격은 7억 4천만원.

    두 필지 매입에 14억 6천만원이 든 건데, 땅값의 90%인 13억 2천만원은 은행 대출을 받았습니다.

    박성민 의원은 생계 유지를 위해 지인과 땅을 샀다며, 의정 활동에 전념하려고 지난 2월, 매입 가격 그대로 동업자에게 땅을 넘겼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농지의 공시가격은 최근 5년 새 40% 넘게 올랐습니다.

    [부동산 중개인]
    "카페 하시려는 분들은 이런 땅 많이 찾으시죠. 여기가 지대도 높고 해서 바다가 그대로 보이잖아요."

    ============================

    충남 예산의 농지입니다.

    지목은 논인데, 도로 따라 나무를 심어놨습니다.

    깨진 콘크리트 배수관과 나뭇가지들이 내버려져있고, 갈대도 무성해 논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입니다.

    이 농지는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17년 자신이 운영하던 폐기물처리회사를 대신해 사들였습니다.

    [문진석/더불어민주당 의원]
    "진입로로 쓰려고 농지를 확보한 거죠, 회사. 그게 이제 대표 개인 이름으로 소유를 할 수밖에 없어요. 농지는 법인 소유가 안 돼."

    산 너머에 문의원 회사가 확보한 폐기물 매립장 예정지가 있는데, 차량이 드나들 도로를 만들려고 농지를 샀다는 겁니다.

    문 의원이 농지를 살 때 제출한 농업경영계획서입니다.

    조경용나무와 과실수를 심겠다고 돼있지만, 구색용일 뿐이었습니다.

    [문진석/더불어민주당 의원]
    "보통 대부분 다 나무를 심을 거예요. 농지 (취득)자격을 (확보)하려면. 나무를 심어야 돼. 그러니까 법이 좀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는 거죠, 어떻게 보면."

    폐기물 매립장 계획은 예산군청과의 법정 다툼 끝에 지난달 무산된 상황.

    문진석 의원은 이 농지를 최근 농업법인에 매각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세로입니다.

    (영상취재: 소정섭, 강종수 / 영상편집: 신재란)

    농지 가진 국회의원은 누구?
    http://nz.assembly-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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