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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두 달 됐는데…신축 아파트 가구에 곰팡이 '범벅'

입주 두 달 됐는데…신축 아파트 가구에 곰팡이 '범벅'
입력 2021-04-01 20:25 | 수정 2021-04-01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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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경기도 김포의 한 신축 아파트가 곰팡이 문제로 시끄럽습니다.

    붙박이로 설치된 가구에서 엄청난 곰팡이가 발견된 건데 백 세대 넘게 피해를 호소하면서 아예 가구를 교체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시공사 측의 대응은 일단, 곰팡이를 닦아주는 거였습니다.

    홍의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두 달 전 입주가 시작된 한 신축 아파트.

    입주 직전 집안을 살펴보던 한 주민은 곳곳에 곰팡이가 피어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냉장고 붙박이장을 뜯어냈더니 나무판 뒷면이 곰팡이로 아예 시커멓게 변해있었습니다.

    내시경 장비까지 동원해 옷장 아래를 들여다봤는데 여기도 초록색 곰팡이가 가득했습니다.

    다른 집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파트 입주민 A]
    "상부장이랑 그다음에 작은방에 붙박이 가구들, 신발장 가구‥어쩔 수 없이 곰팡이와 함께 살아야 하는 건가, 답이 없는 상황입니다."

    수납장 뒤쪽을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곰팡이로 의심되는 하얀 흔적들이 보입니다.

    전체 7백여 세대 중 '곰팡이' 피해를 봤다며 시공사 측에 내용 증명을 보낸 곳만 170여 세대.

    네 집 중 한 집꼴입니다.

    특히 어린 아이들을 키우는 집들은 곰팡이 때문에 입주를 미루기도 했습니다.

    [아파트 입주민 B]
    "(아이가) 곰팡이 알레르기가 심하게 있어요. 아이들 생각해서 원래 '학기 초에 빨리 들어가자' 얘기가 나왔는데, 곰팡이 문제로 다 스톱(중단)을 했어요."

    당장 세입자를 들여야 하는 집주인들도 난처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아파트 분양자]
    "여기 뜯었을 때 이미 모든 자재가 곰팡이가 다 있었고요. 지금 세입자를 들여야 하는 상황인데, 말이 안 되는 거죠."

    항의가 빗발치자 시공사 측은 일단 가구마다 곰팡이 제거제를 뿌려 곰팡이를 닦아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곳만 닦일 뿐 나무 자재 속 곰팡이까지 제거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아파트 입주민 B]
    "(곰팡이가) 벽지까지 금방 타고 넘어갈 수 있다는 거죠. 포자가 퍼지니까, 곰팡이는."

    시공사 측은 지난해 여름 장마가 긴 탓에 가구에 습기가 찬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일단 곰팡이를 닦아낸 다음 또 생기면 가구 교체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시공사 관계자]
    "작년 여름에 정말 장마가 길었어요. 나중에 곰팡이 포자가 새로 발견된다면 그 세대에 대해서는 저희가 교체를 해드리겠다…"

    하지만 주민들은 곰팡이는 언제든 퍼질 수 있는 만큼, 곰팡이 재발과 무관하게 가구들을 다 교체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관할 시청 측에 대책도 문의했지만 뾰족한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김포시청 관계자]
    "(곰팡이 때문에 가구를) '전면 교체해라' 이렇게 건설사에 말할 수 있는 강제성은 없어요."

    국토부가 운영하는 '하자심사 분쟁조정위'가 있기 하지만, 심사에 최소 두 달이 걸리는 데다 곰팡이가 하자로 판정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MBC 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취재: 김백승 독고명 / 영상편집: 고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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