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이유경, 남상호

[집중취재M] 미얀마 군부 자금줄 된 포스코…"배당 중단해야"

[집중취재M] 미얀마 군부 자금줄 된 포스코…"배당 중단해야"
입력 2021-04-05 20:52 | 수정 2021-04-05 20:55
재생목록
    ◀ 앵커 ▶

    미얀마 군부의 민간인 학살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 포스코가 국제 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포스코가 하고 있는 미얀마 가스 전 사업이 군부의 돈줄로 의심받고 있는 건데요.

    오늘은 이 문제를 통해서 기업의 윤리와 사회적 책임의 무게를 고민해 보겠습니다.

    먼저, 미얀마 군부와 한국 기업의 관계를 이유경, 남상호 두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미얀마 군부 자금 카르텔 지도입니다.

    미얀마 시민단체가 만들었습니다.

    군부와 군부 소유 기업, 그리고 협력 기업들 가운데 한국 기업이 있습니다.

    포스코입니다.

    포스코의 자회사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에서 슈웨 가스전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미얀마 국영 석유기업 MOGE(모지)와 합작했습니다.

    포스코는 수익금의 15%를 MOGE에 배당합니다.

    2018년 포스코가 MOGE에 준 배당금은 1억9천4백만 달러, 2천억 원이 넘습니다.

    미얀마 시민들은 이 돈이 바로 군부의 자금줄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포스코는 '억울하다'고 밝혔습니다.

    미얀마에서는 원래 국영기업과 합작해야 가스전 사업을 할 수 있다.

    배당금은 민주 정부 시절에도 지급했다.

    지금 와서 군부 자금줄이라고 비난하는 건 지나치다, 이런 입장입니다.

    국영 석유기업 모지는 1962년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가 국영화했습니다.

    군부는 1988년 민주항쟁을 유혈 진압한 뒤 해외 합작 가스전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포스코가 사업에 뛰어든 것도 역시 2000년대 초반 군부 정권 시절이었습니다.

    애초부터 군부 협력이 없으면 불가능했던 사업입니다.

    [김기남/변호사]
    "전부 다 군부 독재 시절에 진행됐던 프로젝트잖습니까? 실제 지금까지도 MOGE의 사장, 최고 경영책임자는 군부 시절에 임명한 사람으로 운영돼왔다는 자료가 있습니다."

    포스코가 가스전 사업을 위해 원주민들 땅을 수용할 때 미얀마 군부 정권이 개입하기도 했습니다.

    포스코는 법에 따라 공청회를 열고 충분히 보상했다고 밝혔지만, 주민들은 군부의 보복이 두려워, 얼마를 보상받는지도 모르고 땅을 넘겼다고 말합니다.

    [윈 나잉/미얀마 주민 (지난 2015년 2월)]
    "포스코가 저를 말라쭈완 마을의 한 학교로 불러 서명하라고 했습니다. 서명하라고 해서 서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민주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국영 석유기업 돈 46억 달러는 정체 불명의 계좌로 입금됐습니다.

    민주 정부가 이 자금을 국고로 귀속시키려 했지만, 이번에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결국 무산됐습니다.

    [박경신/고려대 로스쿨 교수]
    "정부가 바뀌었기 때문에 군부로 흘러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것과 관련 없이 이미 전부터 엄청난 재원이 군부 인사 개인의 계좌들로로 흘러갔을 것으로 지금 의심이 되고 있습니다."

    미얀마 시민들은 포스코가 이 국영기업에 배당금 지급을 일단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유경입니다.

    ========================================

    미얀마에는 포스코 말고도 한국 기업이 또 있습니다.

    태평양물산입니다.

    국내에는 잘 알려져있지 않지만, 갭과 H&M 같은 유명 패션 브랜드에 옷을 납품합니다.

    그런데 쿠데타가 터지기 전부터 태평양물산은 이미 미얀마 사업을 축소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미얀마 군부가 소수 민족인 로힝야족을 학살하고 있다는 2019년 UN보고서 때문입니다.

    [태평양물산]
    "국제 사회가 요구하는 인권 및 인도주의 원칙은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사안이 되었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미얀마 생산을 철회하고 있고…"

    태평양물산의 사업 파트너는 미얀마경제홀딩스, MEHL입니다.

    MEHL은 의류, 광물, 금융, 맥주, 담배까지 온갖 사업을 다 하는 거대 기업인데, 소유주가 바로 군부입니다.

    미국과 영국은 이 기업을 제재 대상에 올렸습니다.

    [스콧 버스비 / 미국 국무부 부차관보]
    "MEC와 MEHL 제재 등 이번 조치는 로힝야족 학살에 책임이 있는 개인과 단체에 적용됩니다."

    다른 기업들도 미얀마 군부와 잇따라 결별하고 있습니다.

    현지에 45개 협력사를 둔 H&M, 일본 맥주 회사 기린, 호주 에너지기업 우드사이드입니다.

    군부의 학살이 계속되면서, 미얀마 철수를 결정하는 기업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남상호입니다.

    (영상 취재 : 이향진 노성은/영상 편집 : 신재란 이상민)

    MBC 뉴스는 24시간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