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대만 유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운전자에게 법원이 징역 8년을 선고했습니다.
검찰이 요구한 6년보다 오히려 형량을 높인 건데요.
운전자가 음주운전 당시 눈에 끼던 렌즈가 빠져서 당황했다고 변명했다가 오히려 형량을 키운 꼴이 됐습니다.
공윤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해 11월, 신호등에 녹색불이 켜진 뒤 한 학생이 횡단보도를 건넙니다.
그런데 갑자기 승용차 한 대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려오더니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대만에서 유학을 와 목사를 꿈꾸며 신학교를 다니던 28살 쩡이린 씨는, 차에 치인 뒤 결국 과다출혈로 숨졌습니다.
운전자 김모씨는 혈중알콜농도 0.079%,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상태였습니다.
심지어 김씨는 이미 음주운전으로 2번이나 처벌받은 전력도 있었습니다.
쩡씨의 죽음은 대만 현지 등 해외에도 알려졌고, 김씨를 엄벌해 달라는 탄원서 1백여통이 각국에서 쏟아졌습니다.
1심 재판부는 김씨에게 양형 기준 범위 내에서 최고 형인 징역 8년을 선고했습니다.
검찰은 징역 6년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는데, 이례적으로 더 무거운 형을 선고한겁니다.
재판부는 "음주운전으로 2번이나 처벌받고도 또다시 술에 취한 채 운전해, 끝내 젊은 나이의 피해자가 갑자기 숨지는 비극이 발생했다"고 질타했습니다.
당시 눈에 착용했던 콘택트렌즈가 빠져 당황했다는 김씨의 변명에 대해선, "시력이 안 좋으면 더 조심했어야 하는데, 오히려 술까지 마셨다"고 일축했습니다.
대만 현지에서 판결소식을 쩡씨의 부모는, 딸의 희생이 한국의 음주운전 예방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혀왔습니다.
[쩡칭후이·스위칭/故 쩡이린 부모]
"구형한 형량보다 높은 형량을 선고하는 것이 통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딸의 희생이 한국에서의 음주운전 범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길 희망합니다."
2018년 개정된 윤창호법에 따라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숨지게 하면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도 양형기준을 높이긴 했지만, 최대 12년에 그쳤습니다.
MBC뉴스 공윤선입니다.
(영상취재: 현기택 / 영상편집: 김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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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공윤선
징역 8년…"한국 음주운전 범죄 줄이는 데 도움 되길…"
징역 8년…"한국 음주운전 범죄 줄이는 데 도움 되길…"
입력
2021-04-14 20:24
|
수정 2021-04-14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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