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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날려야 돼"…교대에서 입시 성적 조작

"장애인은 날려야 돼"…교대에서 입시 성적 조작
입력 2021-04-15 20:15 | 수정 2021-04-15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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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경남의 진주교육대학에서 입학 업무를 담당하던 팀장이 입학 지원생의 성적을 조작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한 시각 장애인이 지원을 했는데 비장애인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면 안 된다면서 만점에 가까운 성적을 일부러 낮추도록 지시했다는 겁니다.

    김수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남 진주교대에서 입학사정관으로 일하던 A씨는 지난 2017년 10월 한 지원자의 점수를 낮추라는 팀장의 지시를 받았습니다.

    서류전형에서 1천점 만점에 가까운 960점을 받은 학생이었습니다.

    [당시 입학관리 팀장]
    "880에서 700으로 만들어 가지고 편차를 만들어줘 XXX만. 880에서"

    중증 시각장애인이라는 게 이유였습니다.

    [A씨/진주교대 입학사정관]
    "시각장애 1급 학생한테 이렇게 높은 성적을 줄 수 없다, 우리 학교에 들어오는 걸 인정할 수 없다라는 이야기를 계속 반복적으로 하면서…"

    지시를 거부하자 장애인을 차별하는 막말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당시 입학관리 팀장]
    "날려야 된다 요는. 너 2급(장애인)이 네 아이 선생이라고 생각해봐라. 제대로 되겠나? 학부모 상담도 안 될 뿐더러 학급 관리도 안 되지."

    심지어 장애인도 장애인은 가르치지 싫어한다는주장까지 폈습니다.

    [당시 입학관리 팀장]
    "기본적으로 이런 애들은 특수학교 교사가 돼야지. 왜 초등교사가 되려고 그러겠어? 그러니까 지도 특수교사가 싫다는 거잖아. 자기도 장애인이면서"

    팀장은 시각장애와 지체장애가 있던 다른 학생 2명에게도 낮은 점수를 주라고 강요했습니다.

    반면 지인의 아들에게는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주라고 했습니다.

    [A씨]
    "해당 학생(팀장 친구의 딸)의 면접 평가 성적을 바꿔달라고, 높게 해달라고…"

    A씨는 학교측에 이런 사실을 알리면 불이익을 받을까 문제 제기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그러다 1년 전 양심의 가책을 느껴 검찰에 고소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팀장은 성적 조작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당시 입학관리 팀장]
    "그런 건(지시를 한 건) 없습니다. 억울한 상황입니다."
    (어떤 게 억울하세요?)
    "재판이 진행되니까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진주교대 측은 관련 사실이 발생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해당 팀장은 이직한 상태라 책임을 물을 순 없다는 입장입니다.

    [진주교대 관계자]
    "즉각적으로 내부 고발을 했었다면 징계 조치가 이뤄질 수 있었겠는데 XX교대로 가신 시점이여서."

    검찰은 당시 팀장의 지시로 점수가 바뀌면서 해당 학생이 전형에 최초합격하지 못했다며 팀장에 대해 업무를 방해죄를 적용했습니다.

    이런 일이 있었는 지도 모른채 예비합격자로 밀려났던 해당 학생은 현재 서울의 다른 대학에 재학중인 걸로 알려졌습니다.

    MBC뉴스 김수근입니다.

    (영상취재 : 노성은 / 영상편집 : 장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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