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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와 459일…918쪽 일지에 담긴 희망과 고통

세월호와 459일…918쪽 일지에 담긴 희망과 고통
입력 2021-04-15 20:20 | 수정 2021-04-15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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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4월 16일, 내일은 세월호 참사 7주기입니다.

    MBC가 선체 조사 현장에 투입된 한 조사관이 하루하루 기록했던, 9백여 쪽 분량의 일지를 구했습니다.

    슬픔과 분노가 수시로 교차했던 심경이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

    김진선 기자입니다.

    ◀ 리포트 ▶

    3년 동안 바닷속에 머물던 세월호가 인양돼 뭍으로 올라온 2017년 4월.

    선체조사위원회의 조사관 A 씨가 현장에 급히 투입됐습니다.

    5월 10일, 선체에서 인골이 처음 발견된 날.

    [선체조사위 A 조사관의 기록(2017년 5월 10일)]
    뼈를 수습했고, 성장판이 완전히 닫히지 않았음을 눈으로 확인했다"고 담담히 적었습니다.

    단원고 학생의 유해였습니다.

    [이금희/故 조은화 양 어머니 (2017년 5월)]
    "저는 우리 딸이 생존자였으면 좋겠어요. 참 이쁠 겁니다. 살아있으면… 저는 미수습자
    9명이 모두 찾아지기를 바랍니다."

    조사 결과, 동물뼈로 확인돼 모두를 허탈하게 했던 작은 뼛조각들이 나왔던 순간, 조사관은 "판단하기 애매하다"면서도 7살의 미수습자, "권혁규 군으로 밝혀지길 바란다"는 간절한 희망을 담기도 했습니다.

    11월 21일, 희생자의 유해가 추가로 나온 사실을 해양수산부가 숨겼던 날..

    [권오복 / 故 권재근·권혁규 부자 가족 (2017년 11월)]
    "미리 알리면 우리가 장례를 취소할까 봐 그래서 안 알린 것 같아요. 며칠이에요? 17일에 나온걸…"
    조사관은 분노를 꾹꾹 누른 채 해수부가 매뉴얼을 지키지 않고 사실을 감춘 건 명백한 은폐"라고 또박또박 증거를 남겼습니다.

    [선체조사위 A 조사관의 기록(2017년 11월 21일)]
    그리고, "괴롭고, 자괴감이 든다"고 토로했습니다.

    A 조사관은 선조위의 활동이 종료되기 전까지 459일 동안, 모두 5권, 918 쪽 분량의 기록을 남겼습니다.

    인양 직후부터 선체를 세우기까지 1년 넘게 폭염과 한파를 견디며 남긴 결과물이었습니다.

    [정성욱/故 정동수 학생 아버지]
    "무슨 일이 있었고 어떤 일이었는지 세세히 적어놓다 보니 우리가 잊고 지냈던 일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거죠."

    조사관은 자신이 세월호 현장을 이미 떠났다며 인터뷰를 사양하고, 이 기록이 진실을 밝히는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MBC뉴스 김진선입니다.

    (영상취재: 김승호·민정섭(목포)/그래픽: 이희정(목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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