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코로나 바이러스에 맞서 백신으로 반격을 시작했지만 세계는 이 백신 때문에 두 쪽으로 갈라지고 있습니다.
한쪽에선 백신 덕에 코로나 이전 일상으로 좀 더 가까워졌지만 다른 한쪽에선 여전히 시신을 처리하지 못할 정도로 나아진 게 없습니다.
이제는 백신 양극화라는 새로운 갈등을 불러온 코로나 바이러스.
먼저 두 쪽으로 갈라진 풍경을 신정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이 흥에 겨워 몸을 흔듭니다.
아직 실내에선 안 되지만, 야외 식사가 가능해지면서
광장에는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누적 12만 명으로 유럽 사망자 1위의 불명예를 썼던 영국이 확진자 감소로 100일 만에 봉쇄를 완화한 겁니다.
이스라엘은 이미 한 달 전 거리두기를 완화했고, 다음 주부턴 바깥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됩니다.
반면 해이해진 방역과 전염력 강한 변이의 등장 속에 다른 한쪽은 극단적인 상황에 몰리고 있습니다.
봄 축제 이후 하루 확진자가 20만명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쏟아지는 인도, 병원 복도와 바닥 여기저기 흰 천으로 싼 시신들이 놓여 있고,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마당에도 방치돼 있습니다.
하루 사망자가 4천 명이 넘는 브라질에선 의료 시스템이 이미 붕괴됐습니다.
묫자리마저 모자라 오래된 무덤을 파낼 정도입니다.
이런 와중에 '방역 선진국'들은 해외여행까지 시작했습니다.
끼리끼리 격리 없이 여행객을 받는 이른바 '트래블 버블'입니다.
일일 확진자가 한자릿수인 대만과 확진자 0명의 태평양 섬나라 팔라우, 보름 전 이미 첫 여행객이 비행기를 탔습니다.
뉴질랜드와 호주도 다음 주부터는 자유롭게 왕래합니다.
다가오는 여름 휴가철을 목표로 중국과 미국 등 여러 나라도 음성 결과나 접종 기록을 QR 코드에 넣는 '백신 여권' 준비에 한창입니다.
하지만 국민 대다수가 백신을 거부하는 프랑스는 확진자가 다시 폭증해 야간 통행금지로 발이 묶였고, 방글라데시에선 전국 봉쇄령이 내려진다는 소식에, 일용직들이 한꺼번에 고향 가는 여객선에 몰렸다가, 배가 전복돼 수십 명이 숨졌습니다.
한쪽에선 축배와 비행기 티켓의 즐거움,
다른 한쪽에선 가족의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생지옥의 고통,
지금 우리 지구의 현실입니다.
MBC뉴스 신정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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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신정연
[집중취재M] '해외여행' vs '시신방치'…코로나가 갈라놓은 세계
[집중취재M] '해외여행' vs '시신방치'…코로나가 갈라놓은 세계
입력
2021-04-15 20:46
|
수정 2021-04-15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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