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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의원·외교관·장군 줄줄이 청탁…토익 없어도 '합격'

[단독] 의원·외교관·장군 줄줄이 청탁…토익 없어도 '합격'
입력 2021-04-20 20:09 | 수정 2021-04-2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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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그럼 문건을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겠습니다.

    채용 청탁자 명단엔, 여당 중진 의원에서부터 언론사 간부, 중견기업 회장까지, 다양한 인사들이 등장하는데요.

    이들이 청탁한 지원자들은 토익 점수를 안 냈는데도 합격하는가 하면, 필기시험이 엉망인데도 면접 점수로 결과가 뒤집히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남재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승무원 지원자 윤 모 씨 이름 옆에 적혀 있는 청탁자,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입니다.

    이 청탁이 어떻게 전달됐는지도 나오는데, 의원님, 그러니까 이상직 의원을 거쳐 최종구 전 대표로 이어졌습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도 지방자치단체장 시절 청탁을 했다고 나오는데, 문건에 등장하는 전·현직 국회의원만 5명입니다.

    외교관이나 중견기업 회장, 체육협회 이사 같은 각계 유력 인사들 이름도 보입니다.

    [B 씨/이스타항공 전 임원]
    "인사에 문제가 많았던 건 사실이에요. 말이 좋아서 추천이지, 제대로 된 자원들이 (채용이) 잘 안 됐죠."

    해군 제독과 모 방송사 PD는 자녀를, 한 언론사 보도본부장은 조카의 채용을 청탁했습니다.

    이스타항공은 승무원과 조종사를 한 해 2번 정도 각각 이삼십 명씩 뽑았는데, 청탁자 수가 늘 정원을 초과할 만큼 많았습니다.

    [C 씨/이스타항공 전 직원]
    "굉장히 애를 먹었죠. 아직도 기억이 나는 게, 너무하니까. (청탁) 인사들의 자제로 다 채워넣고. 이건 좀 너무하다. 1, 2위는 놔두자."

    합격자의 면면을 봤습니다.

    내부 기준이던 키 165센티미터가 안 돼도 합격, 영어 토익점수를 안 냈는데도 합격했습니다.

    1차 필기시험에서 89명 중 82등으로 탈락권이던 한 조종사 지원자는 면접에서 후한 점수를 받아 27등 턱걸이로 최종 합격했습니다.

    [C 씨/이스타항공 전 직원]
    "(면접에) 와서 너희 아버지 뭐하시니 이런 애들도 있고. 이상직이 추천을 하면 그 건에 대해선 건드리지 않았어요. 시비를 안 걸었어."

    문건에 오른 인사들 가운덴, 청탁했다 인정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000방송 전 보도본부장]
    "내가 부탁했어요. 부탁했고… 그냥 아는 지인인데. 아유 죄송해요. 근데 결국엔 못 다니더라고요. 실력이 뭐 그래서…"

    합격자들의 반응도 제각각이었습니다.

    [이 모 씨/이스타항공 전 승무원]
    "<박00 의원님 아십니까?> 네, 네. <어떤 관계로 아시는 겁니까?> 이걸 제가 대답해야 돼요? 거부하겠습니다."

    전직 국회의원 3명은 지원자가 누군지 모르겠다, 기억이 안 난다, 확인해보겠다더니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전 국회의원]
    "우리야 뭐 누가 부탁하면 잘 좀 챙겨달라 이렇게는 여기저기 많이 하긴 하니까."

    현직 의원 2명은 청탁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MBC뉴스 남재현입니다.

    (영상편집: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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