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전북 전주에서 활동하는 일명 '박 교수'라고 불리는 부동산 전문가가 있습니다.
부동산 학 박사 학위를 내세 워서 한 대학의 평생 교육원에서 부동산 투자 강좌를 열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이곳 수강생들이 박 교수로부터 투자 사기를 당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저희가 취재를 해 보니까, '박 교수'라는 사람, 알고 보니 상습 체납자 였는데, 지금까지 내지 않은 세금이 무려 10억원이 넘는 것으로 드러 났습니다.
제보는 MBC,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달 말, 전북 전주시 만성동.
한 남성이 일행과 함께 고급 외제차에 오릅니다.
운전석에 탄 사람, 일명 '박 교수'라 불리는 박 모 씨 입니다.
이 차량을 세워두는 곳은 시내에 복층으로 된 고급 단독 주택이었습니다.
부동산학 박사인 '박 교수'는 3년 전까지 전주의 한 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부동산 투자 강좌를 맡아 인기를 끌었습니다.
[당시 수강생]
"실무에도 밝고 이론에도 밝고…"
그런데 지난 2016년, 상가에 투자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며 수강생들을 끌어들였습니다.
[박 모 씨/부동산학 박사]
"믿고 해 그냥. 내가 6천만 원 줄 테니까. 그렇게 해서 거기다 그냥 단서 조항에 내가 써줄게. 그냥. 6천만 원 준다고…"
4천만원을 투자하면 1억원으로 만들어 주겠다는 박 교수의 말에 수강생 30여 명이 10억원 넘게 투자했습니다.
이 돈으로 박 교수는 새롭게 조성되는 전주 법조타운의 상가 부지 가운데 4필지를 낙찰 받았지만 잔금을 내지 못해 투자금과 땅 대부분을 날렸습니다.
속았다고 느낀 수강생들은 뒤늦게 박 교수의 숨겨진 자금 사정을 알게 됐습니다.
알고 보니 신용불량자였던 겁니다.
[투자 피해자]
"'이 사람에게 투자해도 문제가 없겠다'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국세 체납자라는 것을 알고 어려운 싸움이 되겠구나…"
국세청에 공개된 박 씨의 세금 체납액은 17년에 걸쳐 4억여 원.
게다가 박 씨의 부인도 세금을 체납해 부부가 내지 않고 버티는 세금은 무려 10억 원이 넘습니다.
[광주국세청 관계자]
"(고액 상습 체납자는) 신용불량자가 됩니다. 강제 집행의 범위 내에 그런 것들이 들어가요."
'박 교수' 부부가 드나드는 고가의 단독주택은 확인 결과, 29살 아들의 명의로 돼 있습니다.
또 박 씨가 그동안 타고 다닌 고급 승용차는 법인 명의로 빌린 차량이었습니다.
[박 씨]
"예, 차는 회사차… 회사에 제가 벌어들이는 것이 평균적으로 건설 분야에선 100억 정도는…"
취재진을 만난 박 씨는 피해자들에게 자신이 보유한 상가를 줄 계획이라고 말합니다.
문제는 '분양이 안 될 상가'라는 겁니다.
[박 씨]
"회사에서 보유한 부동산이 약 300억 원 정도 돼요. 분양이 안 돼서 그렇지."
박 씨는 또 국세청 조사를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밀린 세금을 낼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박 씨]
"그냥 신용불량자로 살려고요. 저는 이런 쪽으로 천부적인 자질을 가지고 있어요. 부동산 쪽으로는 내가 돌아다니면서 얼마든지 밥을 먹고 살 수 있으니까…"
투자금을 날린 피해자 4명이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뒤 박 씨는 곧 재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강미이 (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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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조수영
[제보는 MBC] "세금을 왜 내요"…신용불량자 '박 교수'가 사는 법
[제보는 MBC] "세금을 왜 내요"…신용불량자 '박 교수'가 사는 법
입력
2021-04-20 20:54
|
수정 2021-04-20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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