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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MBC] "가루약 받기 위해 굽신거려요"…은총이 엄마의 눈물

[제보는 MBC] "가루약 받기 위해 굽신거려요"…은총이 엄마의 눈물
입력 2021-04-20 20:59 | 수정 2021-04-20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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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제보는 MBC, 이번엔 뇌병변 1급 장애가 있는 일곱살 아이의 어머니가 제보를 주셨는데요.

    아이의 약을 타러 약국에 갈 때마다 마치 죄인이 된 것 같다는 이 어머니의 사연을, 임상재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뇌전증에 뇌병변 1급 장애까지 안고 있는 7살 은총이는 하루에 아홉 종류나 되는 약을 먹어야 합니다.

    입으로는 뭐든 삼킬 수가 없어 몸안으로 연결한 관에 물에 탄 가루약을 넣어줍니다.

    그런데 한달에 한 번 이 가루약을 받기 위해 약국 몇 곳을 전전해야 했습니다.

    [약국A 관계자]
    "오늘은 안되고 약도 없는 것도 있어요."

    [약국B 관계자]
    "그게(가루약 조제 기계) 지금 청소를 맡겼거든요. 한 달 정도 걸린대요."

    그러던 어느날 약국에서 왜 그렇게 둘러대는지 알게됐습니다.

    [이 씨/최은총 보호자]
    "약 기계가 고장났다…그런데 제가 바로 눈 앞에서 가루약 지어가는 할머니를 봤는데…정말 많은 약국에서 저는 돌림을 (당했어요.) 가루약을 이렇게 많이 지으면 다른 환자들 받을 수 없으니까…"

    가루약으로 짓는데 약국이 받는 수가는 570원.

    약이 아홉 종류에 한달치나 되다보니 약국들이 손사래를 치는 겁니다.

    겨우 약을 지어준다는 곳을 찾았지만 정확히 양을 나누라는 처방전과 달리 아홉 종류의 약을 한데 섞어서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한동안 괜찮던 아이가 갑자기 발작 증세를 보였습니다.

    이 씨는 약 용량을 의심했습니다.

    하지만 약국은 미안해하기는 커녕 오히려 큰 소리를 쳤습니다.

    [약국C 관계자]
    "가루약 조제로 570원 받아가지고 거꾸로 생각해 보세요. 시간이 많이 걸리고…그러니까 가루약을 많이 안 하는 편이에요. 가루약 안 하는 약국도 있어요. 우리는 봉사라고 생각하고 갈아주는 거거든요."

    엄마는 항의 한번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만 했습니다.

    엄마는 결국 병원 안 약국에서 은총이와 함께 서너시간을 기다려 약을 타와야했습니다.

    그런데 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2월, 향정신성의약품의 용량이 처방전과 다르게 포장돼 있었는데, 최근 똑같은 실수가 또 반복된 겁니다.

    [병원 관계자]
    "(프로그램) 밑에다가 보여지는 메모에 2mg 4mg 적었는데 조제과정에서 그걸 좀 놓치셨던 거 같아요. <그럼 직원 실수?> 예, 그렇습니다."

    평생 가루약을 먹어야 하는 은총이.

    엄마는 다음 달 약은 제대로 받을 수 있을까 늘 두렵습니다.

    [이 씨/보호자]
    "저희는 철저한 을이기 때문에…그 약국을 다시 가야만 하니깐요. 그 사람한테 저희는 가서 굽신거려야 하는 존재들이니까요. 어느 약국을 가야 오늘은 내 약을 조제해 줄 수 있을까. 그게 너무 슬프고…"

    MBC뉴스 임상재입니다.

    (영상취재 : 장영근 / 영상편집 : 고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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