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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전준홍

[알고보니] 방사능 오염수 '내로남불'…체르노빌 사고 때 일본은?

[알고보니] 방사능 오염수 '내로남불'…체르노빌 사고 때 일본은?
입력 2021-04-21 20:22 | 수정 2021-07-2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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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원전 사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라"
    "바다는 방사능 쓰레기장이 아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대한 얘긴가 싶지만, 실은 2, 30년 전 '일본'이 다른 나라에 외쳤던 말들입니다.

    다른 나라의 방사능은 위험하고 자기네 건 괜찮다는 건지, 일본의 이른바 내로남불 행태를 팩트체크 코너 '알고보니'에서 알아봤습니다.

    ◀ 기자 ▶

    1986년 구소련에서 터진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

    사고 직후 일본이 제일 먼저 소련에 요구한 건 '신속하고 투명한 정보 공개'였습니다.

    중의원과 참의원이 만장일치로 결의한 결과입니다.

    [나카소네 일본 총리(1986년)]
    "국경을 넘어서 나오는 방사능 같은 것이 나왔기 때문에, 긴급 통보와 원조에 대해서도 우리들은 공동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본은 방사능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매일 F-4 전투기를 출격시켜 대기중 방사능을 채집했고, 여객과 수화물까지 방사능 검사를 실시했습니다.

    [일본인/항공기 승객]
    "큰일입니다. (방사능) 피폭자가 되었나 하는 불안감이 있습니다."

    방사능 검지기가 '날개돋힌 듯' 팔리는 가운데, 일본 국민의 '86%'는 원전에 대한 불안감을 표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유럽에서 들여오던 수입 농수산 식품을 대상으로 강화된 안전 기준을 적용해, 사고 이듬해부터 줄줄이 수입을 금지했습니다.

    체르노빌 인근 동유럽은 물론이고, 멀리 프랑스나 스페인, 아일랜드 등 서유럽까지 총 12개 유럽국의 식품 수입을 중단했습니다.

    이런 모습은, 이후 후쿠시마 인근 수산물 수입을 금지한 우리나라를 WTO에 제소하고, 이달초 방사능 우럭이 잡혔는데도 20일이 지나서야 출하를 금지한 최근의 일본과 명확히 대비됩니다.

    1993년, 일본은 다시금 방사능 충격에 휩싸입니다.

    러시아가 핵폐기물을 일본 근해에 버리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된 것입니다.

    "바다는 방사능 쓰레기장이 아니"라면서 일본 여론은 들끓었고, 일본 정부는 러시아와 정상회담을 갖고, 핵폐기물 투기를 즉각 중지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뉴스데스크(1993년 10월 19일)]
    "일본 외무성은 어제에 이어 오늘 저녁 다시 도쿄 주재 러시아 대사를 불러 강력하게 항의하고, 동해상의 핵폐기물 투기를 즉각 중지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해상 투기 규제를 강화하는 협약 개정에도 앞장선 일본.

    하지만 지금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은 바다 위가 아니라 땅에 있기 때문에' 해상 투기와는 경우가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내로남불식' 태도는 일본 언론 보도에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일본의 4대 일간지를 조사한 결과, 체르노빌 등 다른 나라 원전 사고 기사에서는, 피폭이나 암, 백혈병 같은 무서운 질병 관련 용어가 기사 1천건당 262번 쓰인 반면, 후쿠시마 관련 기사에선 1천건당 85번으로 3분의 1 밖에 안 됐습니다.

    [김유영/동덕여대 일본어과 교수]
    "체르노빌 사고는 신문에서 1면을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고요. (후쿠시마 사고는) (일본)국내에서 발생한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좀 적었다…"

    러시아가 바다에 핵 폐기물을 버렸을 당시 일본이 했던 탄식은 "이제는 방사능 생선회를 먹게 됐다"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방사능 해산물을 우려하는 우리에게 일본은, "원전 오염수는 마셔도 되는 물"이라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알고보니'였습니다.

    ※ <알고보니>는 MBC 뉴스의 팩트체크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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