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축구선수 기성용 씨가 영국에서 뛰고 있을 때 아버지와 함께 고향 광주에 농지를 사들였는데 농사를 직접 지을 거라는 영농 계획서를 내고 샀습니다.
이 때문에 가짜 계획서를 제출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는데요.
이렇게 산 농지가 공원으로 개발까지 되면서 투기 의혹도 일고 있습니다.
이다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광주 서구 금호동의 한 토지입니다.
필지 한 곳을 확인했더니 토지 용도가 '답', 즉 논으로 나옵니다.
농사를 지어야 하는 농지라는 겁니다.
면적은 496제곱미터,
그런데, 이 일대는 크레인 차량이 드나들며 주차하는 장소로 쓰고 있습니다.
[크레인 장비 사업자]
"여기 와서 있다가, 퇴근하면 집에 승용차 가지고 가고. 여기 와서 장비 가지고 일 나가고 그러는 데예요."
크레인이나 고소작업차, 굴삭기처럼 공사에 동원되는 장비들이 주차돼 있습니다.
토지 소유자를 확인했더니 서울FC의 기성용 선수입니다.
지난 2016년 11월에 사들인 것으로 돼 있습니다.
기성용 선수와 기 씨의 아버지인 기영옥 전 광주FC 단장은 2015년부터 2016년 사이 이 일대 논밭 10여 필지를 계속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이들은 무슨 작물을 언제부터 재배할지 '농업경영계획서'도 관할 주민센터에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농사를 짓는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이 무렵 기성용 선수는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최대영/광주 서구청 도시농업 계장]
"대부분 경작은 하지 않고요. 그 용도로 주기장 용도로 사용하거나 그런 걸로…"
또 이 농지 가운데 9천610제곱미터의 땅을 깎거나 메워서 불법으로 '형질을 변경했다'는 지자체의 판단도 나왔습니다.
기 씨 부자에겐 토지를 원상 복구하라는 행정처분이 내려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최대영/광주 서구청 도시농업 계장]
"원상복구 기한은 5월 30일, 5월 말로 기한을 줘서 행위자한테 통보를 해 놓은 상태이고요. 이행이 되지 않는다면 사법기관에 고발할 수 있습니다."
논란은 인근 지역에 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라는 겁니다.
이 때문에 경찰은 기 씨 부자를 농지법 위반 등으로 수사하면서 투기를 목적으로 땅을 매입했는지 여부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기영옥 전 단장은 향후 '기성용 축구센터'를 짓기 위해 아들 명의로 토지를 사들였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
(영상취재: 김상배/광주)
MBC 뉴스는 24시간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뉴스데스크
이다현
영국에서 "농사 짓겠다"…기성용 투기 의혹 수사
영국에서 "농사 짓겠다"…기성용 투기 의혹 수사
입력
2021-04-22 20:19
|
수정 2021-04-22 21:16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