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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잡는다는 '전신 소독기'…효과 있나 알아보니

코로나 잡는다는 '전신 소독기'…효과 있나 알아보니
입력 2021-04-22 20:25 | 수정 2021-04-22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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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유치원부터 병원까지 온몸에 소독약 뿌려주는 전신 소독기 설치한 곳 많습니다.

    물론, 코로나19를 막겠다는 거죠.

    그런데 그 어디에서도 방역 효과를 검증하거나 인정해 준 곳이 없습니다.

    오히려 소독약을 온몸에 뿌리는 게 몸에 안 좋다고 합니다.

    이재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민원인들이 많이 드나드는 서울 용산구청.

    입구를 통과할 때 전신 소독기에서 살균 소독제가 뿜어져 나옵니다.

    '안전한 친환경 소독제'라는 안내 문구까지 붙어있다 보니 일부러 한참 소독기에 머무는 방문객도 있습니다.

    [용산구청 공무원]
    "약품은 차아염소산수라고, 기계 자체를 구매를 해서 저희가 제조한 것을 저쪽 (통)에다가 부어서…"

    곳곳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최근엔 노인 복지 시설, 병원과 유치원, 학원까지 전신 소독기를 설치하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어린이 놀이 시설 관계자]
    "분사돼서 나오는 거예요. 뭔가 조금이라도 더 잘 하려고, 거금 들여서 했어요. 인체에 무해하다고, 괜찮다고 그랬어요."

    전신 소독기에 주로 사용하는 소독제 성분은 '차아염소산수'.

    표백제나 살균제에 쓰는 성분입니다.

    이렇다보니 전신 소독기를 설치했다는 학원들의 홍보에 찜찜해하는 학부모들도 있습니다.

    [문혜진/학부모]
    "인체에는 뿌리지 말라고 되어 있더라고요. 첫째가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세 번 정도 폐렴을 앓았었어요. '안전하지는 않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전신 소독기가 효과가 있는지, 인체에 해롭지는 않은지 부처 3곳에 물었습니다.

    질병관리청은 전신 소독기를 "올바른 사용 방법으로 보기 어렵다"며, "살균 소독제를 사람에게 분사하거나, 사람이 있는 공간에 분사하는 일을 금지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환경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바이러스 제거 효과를 볼 정도의 농도라면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렇게 사람 몸에 살균 소독제를 사람 몸에 직접 분사하는 경우, 눈과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고,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업체들은 살균 소독제가 '식품 첨가물'로 분류돼 있다며 안전하다는 듯 홍보하지만 먹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덕환/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
    "채소나 과일을 세척하는데만 쓰도록 돼 있고 흡입하는 경우에는 폐에서 바로 혈액으로 넘어가 가지고 온 전신으로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소독기 업체에서조차 "사용할 때 마스크를 쓰고, 눈이나 호흡기에는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고 했습니다.

    [전신 소독기 업체 관계자]
    "심리적으로 생각하실 때 조금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호흡하시지 마시고, 안전하게 이용해 달라…"

    전문가들은 '인체에 안전하면서 강력한 살균 소독제는 없다'며,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MBC뉴스 이재민입니다.

    (영상 취재: 김희건, 한재훈 / 영상 편집: 장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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