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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나면 부인 옆에 다른 남자"…인권위 간 '저질 광고'

"사고 나면 부인 옆에 다른 남자"…인권위 간 '저질 광고'
입력 2021-04-22 20:27 | 수정 2021-04-22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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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건설 현장에 안전 사고를 막기 위해서 글과 그림으로 주의를 주는 현수막들 많죠.

    그런데 한 건설사가 "사고 나면 부인 옆에 다른 남자가 누워 있을 거"라는 이 천박한 문구를 내걸었다 철거 했습니다.

    그런데 이 문구를 너도 나도 따라 쓰고 있습니다.

    김수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태영건설이 시공중인 부산의 한 공공건물 건설 현장.

    사고 나면 당신 부인 옆에 다른 남자가 누워 있고 당신의 보상금을 쓰고 있을 것이라는 표어가 붙어 있습니다.

    이불을 덮고 있는 여성과 5만 원짜리 돈 뭉치도 그려져 있습니다.

    2년 전 중흥건설의 아파트 건설 현장에도 똑같은 표어가 걸렸다 논란이 되자 철거했는데, 태영건설이 또 다시 내건겁니다.

    2017년 대구의 현대건설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는

    사고가 나면 부인 옆에 다른 남자가 자고 있고 그 사람이 아이들을 때리고 사고보상금을 쓰게 된다는 문구가 걸리기도 했습니다.

    건설 노조측은 건설 노동자를 비하하는 상식 이하의 표현이 잊을만하면 반복되고 있다고 규탄했습니다.

    [임인철/건설노조 조합원]
    "저질 광고판은 한 차례가 아니라 현재 세 차례 걸쳐서 게재됐습니다. 세 번이나 올라온다는 것은 건설노동자를 무시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건설노조가 조합원 700여 명에게 해당 문구에 대해 물었더니 무시하는 것 같다는 답이 45%였고, 자괴감이 들었단 답도 있습니다.

    와 닿는 문구라는 답은 18%에 그쳤습니다.

    건설노조는 이 표어가 노동자 뿐 아니라 여성에 대한 차별적 인식도 담겼다며 대한건설협회를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송의현/건설노조 조합원]
    "건설사의 천박한 노동관, 수준 낮은 여성관, 파렴치한 안전에 대한 인식이 그 배경이다."

    하지만 대한건설협회 측은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며 반박했습니다.

    해당 광고 시안을 건설사에 제공한 적이 없고 안전 문구를 선택하는 건 개별 건설사의 자유라는 겁니다.

    태영건설은 "인터넷에 떠도는 문구를 설치했을 뿐 문제가 됐던 표현임을 알지 못했다"며 "재발 방지와 인식 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김수근입니다.

    (영상취재 : 최인규/영상편집 : 위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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