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는 MBC] '노동권익'센터장인데…"여직원 수당은 안 줘"

◀ 앵커 ▶

제보는 MBC입니다.

직원들이 같이 초과 근무를 해도 여직원한테만 수당을 주지 않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이것만 들어도 놀라운데, 여기가 어딘지 아십니까?

한 '노동권익센터'입니다.

정작 센터장은 자신이 가지도 않은 출장비까지 챙겼다고 하는데요.

홍의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2월 문을 연 '고양시 노동권익센터'.

센터장의 출장 보고서입니다.

1박 2일 동안 이천 화재 참사 분향소에 조문하고 회의를 했다고 돼 있습니다.

주유비로 5만 7천 원을 청구했고 조문 증거 사진까지 올렸습니다.

하지만 같은 날 개인 SNS를 보니 센터장은 충남 태안에서 가족과 함께 여행 중이었습니다.

조문 사진은 다른 직원이 찍은 겁니다.

[강OO /고양시 노동권익센터장]
"그건(출장) 제가 간 건 아니에요. 센터가 처음 개소하고 저희도 잘 몰랐던 것이 있었고‥"

전 직장 동료 부친상에 다녀온 것도 출장으로 신청했습니다.

센터장의 출장 보고서는 6개월 동안에만 40여건.

그 중 MBC가 확인한 수상한 출장만 10건에 달합니다.

출장처리는 물론 보고서를 제대로 만드는 것까지 모두 회계 담당 여직원들이 맡았습니다.

[노동권익센터 전 직원 A]
"'(출장 내역을) 더 써주세요' 하면 계속 같은 수준의 출장보고서만 계속 오는 거죠. 왔다갔다한 거리보다 많이 (주유비 영수증을) 끊기도 했고요."

서류 작업을 하느라 제때 퇴근을 못 한 날도 많았습니다.

[노동권익센터 전 직원 B]
"(일이 많을 때는) 아예 점심 때 아기를 시댁에 맡겨놓고 와서 (저녁에) 마무리한다든가‥"

그런데도 센터장은 여직원들만 초과근무 수당을 주지 않았습니다.

[강OO/고양시 노동권익센터장]
"연장근로를 시킨 적도 없고, 저는 (연장근무하는 걸) 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반면 다른 모든 남성 직원들은 초과근무 수당을 받고 있는데, 센터장은 매달 50만 원 씩 받습니다.

심지어 남성 직원들은 초과근무를 안해도 수당이 지급됩니다.

[노동권익센터 직원 C]
"(저는 초과근무를) 한 시간도 안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연장근로수당 받고 있거든요. 여성이란 이유만으로 지급하지 않은 것은 차별인 거죠."

센터장은 여성 직원들은 육아기 단축근무 상태라 수당을 줄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 말은 다릅니다.

[박사영 노무사/한국공인노무사회 이사]
"근로계약서에도 (임금에) 연장수당을 포함한다고 돼 있기 때문에,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근로자에게도 일정 부분 비례해서 (지급해야 합니다.)"

과연 다른 여성이 센터에 같은 사례를 상담하러 와도 초과근로수당을 받을 수 없다고 했을까.

보다 못한 전 직원이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냈습니다.

[노동권익센터 직원 C]
"(노동자들에게) '당신의 권리는 누구도 대신 보호해주지 않는다' 이야기했던 게, 센터 내부에서도 지켜지지 않고 있었던 거예요."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취재: 김동세 최인규 이관호/영상편집: 신재란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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