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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배송하다 불 끈 기사…주민들 "우리의 의인"

새벽 배송하다 불 끈 기사…주민들 "우리의 의인"
입력 2021-04-25 20:13 | 수정 2021-04-2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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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의인을 찾습니다'란 글이 올라왔습니다.

    한 밤 중 오피스텔 주차장에서 불이났는데, 새벽배송을 하던 의인이 불이난 걸 보고 바로 119에 신고했고,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겁니다.

    이 의인은 쿠팡기사로 일하는 최보석씨로 밝혀졌는데요.

    주민들은 물론 온라인에서도 고맙다는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김지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자정이 넘은 시각.

    길 건너편에서 한 남성이 건물로 다가오더니 잠시 뭔가를 지켜봅니다.

    그리곤 휴대전화기를 꺼내 어디론가 통화하면서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오피스텔 주차장 쪽에서 작은 불길을 발견하고 119에 신고한 겁니다.

    이내 불길은 커졌고 뿌연 연기가 자욱해집니다.

    남성은 천천히 불길로 다가가면서 휴대용 소화기를 흔들더니 직접 분사하기 시작합니다.

    곧이어 소방대원들이 도착했고, 불은 8분만에 꺼졌습니다.

    [소방 관계자]
    "그분께서 화재를 발견하시고 먼저 신고를 해주시고 (차에 있던) 차량 소화기로 자체 진화를 시도하셨어요."

    남성은 소방대원들이 불을 다 끄는 걸 확인한 뒤에야 자리를 떴습니다.

    화재 현장입니다.

    분리수거 쓰레기장 부근에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금도 벽면엔 새까만 그을음이 남아 있습니다.

    다음날 건물 관계자들이 CCTV 영상을 돌려보다 이 남성을 발견했습니다.

    [건물 관계자]
    "이분이 대단하시네. <쿠팡 직원이네> 여기서 지금 기다리고 계시잖아 여기서 <이분만 찾자, 어떻게든지> 계속 계시네."

    불이난 곳은 80여 세대가 사는 오피스텔.

    당시 입주자들은 불이 난 걸 전혀 몰랐고, 이 신고 덕분에 2~30명이 대피했습니다.

    야간이라 건물 관리자도 없었습니다.

    건물주는 이 의인을 꼭 찾고 싶다며 인터넷에 글을 올렸습니다.

    각박한 세상 이 남성이 아니었으면 심각한 피해가 날 수도 있었고, 따뜻한 세상이란 걸 세상에 알리고 싶다"고 했습니다.

    네티즌들은 이 글에 호응했고, 주민들도 감사해 하고 있습니다.

    [조항윤/입주민]
    "꼭 찾아서 인사라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렇게 발 벗고 나서서 마지막까지 (현장을) 지켜주신 것에 대해서 정말 감사하고…"

    확인 결과 신고자는 쿠팡 택배기사 최보석 씨였습니다.

    [최보석/쿠팡 택배기사]
    "(저는) 만약에 좀 늦더라도 좀더 뛰면 되니까, 그런데 사람 생명은 그게 아니잖아요. 불이 크게 번지면 많은 분들이 많이 피해를 보시는 그게 더 (중요하니까요)"

    쿠팡은 오늘 오전 인사위를 열어 한 개 직급 특별 승급과 함께 포상금을 주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영상편집: 고무근/영상제공: 보배드림(mj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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