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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같았던 74년 여정…"열등의식에서 연기 시작"

'미나리' 같았던 74년 여정…"열등의식에서 연기 시작"
입력 2021-04-26 20:04 | 수정 2021-04-2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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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척박한 땅이라도 물을 찾아 내 자라고야 만다는 식물 '미나리' 어느 한국인 가정의 이민 생활이 그러해서 '미나리'는 여러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윤 여정 씨는 오늘 자신의 연기 철학이 열등 의식에서 출발했다고 고백했는데요.

    그런 연기 인생이야 말로 미나리 같다는 평이 나옵니다.

    전동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배우 윤여정의 스크린 데뷔작인 '화녀.'

    24살 윤여정은 주인집 남자를 유혹하는 가정부 '명자' 역을 맡았습니다.

    [윤여정(영화 '화녀' 中)]
    "애 아버지를 줬으면 좋겠어요. 애를 또 가져보게."

    계층갈등을 묘사한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열연으로 대종상과 청룡영화상은 물론, 스페인 시체스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습니다.

    [정진우/감독(영화 '화녀' 제작자)]
    해외 영화제에 처음 가는 건데, 남궁원이를 데리고 가서 결국 상은 윤여정이가 탔죠.

    그러나 배우 윤여정의 전성기는 짧았습니다.

    MBC 드라마 '장희빈'과 영화 '충녀'로 한창 활동을 이어가던 중, 지난 1974년 가수 조영남과 결혼해 미국에 정착하며, 카메라 앞을 떠난 겁니다.

    이후 10년만에 고국으로 돌아와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합니다.

    [윤여정/배우]
    "좋아도 해야되겠지만 저는 절실해서 했거든요. 왜냐하면 정말 먹고 살려고 했기 때문에."

    생계형 배우로서의 절실함으로 깊이있는 연기를 만들어냈고 마침내 제2의 전성기가 찾아옵니다.

    영화 '바람난 가족'에서 암으로 사경을 헤매는 남편에게 "남자 사귄다"고 말하는 아내부터 영화 '고령화가족'의 희생적인 한국 어머니 역까지, 어쩌면 극과 극을 오가는 역할을 하면서도 윤여정 고유의 색깔을 잃지 않는 자신만의 연기 세계를 창조해냅니다.

    그리고 만난 영화 '미나리'.

    미국으로 이민간 딸을 위해 한국 음식을 싸들고 온 어머니이자, 유쾌한 할머니로 전 세계 관객들을 매혹시키며 오스카를 품에 안았습니다.

    스스로가 '노력형 배우'라는 윤여정.

    [윤여정/배우]
    "연기 철학은요. 제 열등의식에서 시작됐을 거예요. 왜냐하면 제가 무슨 연극부 출신도 아니고 연극영화과 출신도 아니고, 열심히 대사를 외워서 남한테 피해를 안 주자."

    그녀의 연기 인생은, 척박한 땅에서도 물줄기를 찾아 굵은 뿌리를 내리는 '미나리'를 쏙 빼닮았습니다.

    MBC뉴스 전동혁입니다.

    (영상편집: 정지영/영상제공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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