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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차단기 안 열렸다고…지체장애 경비원에게 '욕설 폭탄'

[단독] 차단기 안 열렸다고…지체장애 경비원에게 '욕설 폭탄'
입력 2021-04-28 20:28 | 수정 2021-04-28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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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체장애로 몸이 불편한 아파트 경비원한테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에다 폭행까지 한 방문객이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출입 차단기를 내려놓고 몇 동 몇 호에 왔는지, 언제 나갈 건지, 물어봤다는 게 이유인데요.

    이 경비원은 끝내 병원에 실려 갔습니다.

    신재웅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인천 서구의 한 아파트 입구.

    방문자 출입로에 멈춰 선 흰색 승용차 뒤로 차들이 줄지어 기다리자 경비원이 다가가 뭔가 말을 건넵니다.

    그러자 운전석의 여성이 경비원의 말투와 표정을 꼬투리 잡으며 심한 욕설을 내뱉기 시작합니다.

    [운전석 여성]
    "XX놈아 니가 X같이 얘기 했잖아. 눈깔도 X같이 떴잖아. 눈깔도. X같이 생겨가지고. 저리꺼져. 꺼져 꺼져 꺼져. 꺼지라고 꺼져."

    경비원은 계속 존댓말을 사용했지만, 여성은 차 안에서 담배까지 피면서 과격한 욕설과 삿대질을 이어갔습니다.

    [운전석 여성]
    "XX놈 꺼져라. (기다리세요) 기다리든 말든 XXX야 내마음이야 꺼지라고 주둥이 벌리지 마! 꺼져."

    심지어 차 문을 발로 열어 제껴 경비원이 문에 부딪히도록 했습니다.

    여성의 격한 행동은 1시간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입주민]
    "침을 막 격하게 바닥에 뱉으면서 욕설도 하고 되게 오래 계속 됐어요. 저도 경찰을 부르고 싶을 정도로…"

    [동료 경비원]
    "욕이란 욕은 너무 심하게 해서 (옆에서 듣는) 저희도 진짜 비참하고, 진짜 억울합니다."

    심한 욕설에 폭행까지 당한 경비원은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아 쓰러졌고 119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피해 경비원 (지체장애 6급)]
    "62년 동안 살면서 그렇게 심하게 한 건 진짜 처음 들었어요. 얼마나 심한지…죽겠더라니까. 정신이 오락가락 하고, 막 땀이 줄줄 나고."

    당시 상황에 대해 경비원은 '몇동 몇호에 왔는지'를 물어보자 여성이 '전엔 차단기가 자동으로 열렸다'고 따졌고, '원래 방문차량은 안 열린다'고 말한 뒤 차단기를 열어주자 다짜고짜 욕설이 시작됐다고 했습니다.

    지체장애를 가지고 있는 피해 경비원은 사흘이 지난 지금도 입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피해 경비원 (지체장애 6급)]
    "눈물이 나오고. 참 우리가 경비 생활하면서 왜 우리가 저렇게 당해야하나 너무너무 비참하고. 하소연할 데도 없고…"

    경찰은 이 여성을 모욕과 업무방해, 특수폭행 혐의로 일단 입건하고 조만간 불러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MBC 뉴스 신재웅입니다.

    (영상취재: 이지호 / 영상편집: 고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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