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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MBC] "내 시나리오가 광고에 그대로"…아니라면 속수무책

[제보는 MBC] "내 시나리오가 광고에 그대로"…아니라면 속수무책
입력 2021-04-28 20:41 | 수정 2021-04-28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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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한 작가가 자신이 쓴 영화 시나리오가 한 중견 기업에서 만든 커피 광고에 그대로 쓰였다는 의혹을 제기 했습니다.

    영화가 공개되면 자신이 오히려 광고를 표절한 걸로 오해받을 정도라면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데요.

    제보는 MBC, 이재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작은 배를 탄 남자가 쌍안경으로 섬을 바라봅니다.

    "저…여기가…OOOO 섬 맞나요?"

    한 중견 기업이 지난 2월부터 시작한 커피 음료의 온라인 광고입니다.

    시나리오 작가이자 영화 감독인 김 모 씨는 지난 주 새벽 우연히 인터넷에서 이 광고를 보고 경악했습니다.

    [김 모 씨/시나리오 작가]
    "이어지는 스토리가 제 영화 속 스토리와 너무 흡사하니까. '여기가 어디죠?' 했을 때 뒤로 넘어졌고요."

    주인공이 작은 어선을 타고 섬으로 들어가고, 여기가 어디인지 묻는 도입부.

    쌍안경이나 총 같은 소재와 불길 앞으로 사람이 걸어 나오는 결말이 시나리오와 똑같았다는 겁니다.

    이 시나리오는 이미 영화로 제작 중인 상황.

    광고를 본 출연 배우조차 영화가 광고를 표절한 것으로 오해할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송원용/영화 배우]
    "왜 망원경을 보는지, 마지막에 굳이 거기서 왜 불타오르는 장면이 있는지. 앞 부분하고 뒷 부분하고 (광고와 시나리오가) 똑같잖아요. 이건 짜깁기다…"

    재작년 말 시나리오를 완성한 김씨는 작년 여름부터 광고 감독들과 기획사 등 20여 곳에 자료를 보냈다고 합니다.

    [김 모 씨/시나리오 작가]
    "기획사나 엔터테인먼트사에 (시나리오를) 보내기 시작했죠. 협업할 수 있는지, 관심이 있는지. 그 분들이 쓰라고 제가 보낸 건 아니고, 바보같은 짓을 제가 한 것 같다…"

    해당 음료 업체와 광고 제작사에 표절이 아닌지 물었습니다.

    제작사 측은 자신들의 창작물이며 근거 없는 일방적인 문제제기라고 주장했고, 음료 업체 측은 "영화에서 비슷한 장면을 많이 쓰지 않느냐, 독창적인 아이디어도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음료 업체 관계자]
    "'우연히 겹친 게 아닌가'라고 판단이 되는 부분이 있는데, 촬영의 전반적인 커트(장면)들이나 구성은 감독님이 짜 주신 건데…"

    김 씨는 영화인 신문고와 시나리오작가 협회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입니다.

    [김종휘/변호사]
    "공통의 소재를 이용한 자연적 귀결, 이런 경우에는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일단 시나리오의 유출 경위를 파악을 해야 되고…"

    내년 영화제 출품을 목표로 영화를 준비해 왔던 김 씨는 업계를 상대로 싸울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김 모 씨/시나리오 작가]
    "제일 걱정은 그거예요. 제 영화가 '제품을 카피했네(베꼈네)' 이랬을 때는 글 쓰는 입장에서는 사망 선고라고 볼 수 있어서. 그게 지금 굉장히 두렵고…"

    MBC뉴스 이재민입니다.

    (영상 취재: 전승현 / 영상 편집: 양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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