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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수리 대신 온라인 폭로?…고발 창구된 휴대전화

소원수리 대신 온라인 폭로?…고발 창구된 휴대전화
입력 2021-04-29 20:17 | 수정 2021-04-2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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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그런가 하면, 한 병사는 간부들한테 폭행과 협박을 당했는데 군이 석 달 동안 꿈쩍도 않다가 이 병사가 온라인에 글을 올리자마자 가해자를 처벌했습니다.

    병사들한테 휴대 전화가 전면 허용된 이후, 군 내부 문제가 이렇게 온라인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정동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해 말 휴가에서 복귀해 격리시설인 간부 숙소에 머물던 육군 28사단 소속의 한 병사.

    어느 날 밤 술에 취한 간부 4명이 갑자기 들이닥쳤습니다.

    [피해 병사]
    "(간부가) 화장실 문을 발로 차면서 '나와 **놈아' 막 욕을 하면서…(샤워하다가) 당황해서 팬티만 입고 나왔죠."

    40분 넘게 폭언이 이어졌고, 한 명은 폭력까지 휘둘렀습니다.

    [피해 병사]
    "(간부 한 명이)'방 왜 이렇게 이따위로 해 놨냐.' 하면서 욕을 하면서 어깨를 밀치시고…"

    다른 간부는 입막음까지 시도했습니다.

    [피해 병사]
    "(간부가) '그냥 넘어가는 게 좋겠다' 이러면서 협박 아닌 협박을 하시더라고요."

    병사는 다음날 바로 부대에 신고했지만 조사는 커녕 자신만 타부대로 전출됐습니다.

    [피해 병사]
    "제가 피해자인데 저 보고 가라고 하는지도 모르겠고, '가는 게 좋겠다' 계속 말씀하셔서, 거의 반강제적으로 (타 부대로) 갔죠."

    참다못해 육군들의 고충을 제보하는 SNS 계정에 글을 올리자,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피해 병사]
    "다음날 바로 수사관님 오셔서 '어떻게 되고 있는 중이다' 얘기해 주고, 밤에는 또 여단장님 직접 찾아오셔서 '들어줄 수 있는 건 다 들어주겠다'…"

    해당 병사는 원부대로 복귀했고 가해자들은 기소되거나 징계를 받았습니다.

    육군은 "전출은 본인이 동의한 일이고, 사건 처리도 진행 중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제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겁니다.

    실제 작년부터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이 전면 허용되면서, 언론이나 군 인권 단체엔 사진과 동영상까지 첨부한 제보가 크게 늘었습니다.

    [함성현/군인권센터 상담지원팀 간사]
    "한 해 상담 건수가 1천7백 건 인데, 스마트폰 사용할 수 없던 해에 비해 약 60% 정도 증가한 수치이고요."

    최근 국방부 장관이 직접 사과한 '부실 급식' 문제 역시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진이 발단이었습니다.

    [박찬구/국방부 군인복무정책심위원(서울대 교수)]
    "(군에서) 사건을 감추거나 그러기보다는,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면서도 의식 수준도 변화가 요청되는 시점입니다."

    제보가 잇따르자 일부 부대가 휴대전화 검사를 했는데, 이조차 폭로돼 또다른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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