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을 다녀온 뒤 이상 행동을 보이는 아이한테 녹음기를 채워 보냈더니 교사들의 학대 발언이 잔뜩 녹음돼서 돌아온 사건.
몇 달이 지났지만 4세 반 아이들은 여전히 정서적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린이집은 "학대가 사실무근"이라면서 여전히 정상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광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해 11월, 4살 반 아이들에게 교사들이 막말을 하고 학대한 의혹이 불거진 충남 서산의 어린이집.
[교사 A]
"눈 감으라고. 나가, 나가, 나가, 아, 열받아. 쟤야말로 아동학대 나게 해요. 진짜."
안타깝게도 피해 아동들은 당시 상황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피해 아동 1]
"자라고…
폭행당한 경험을 말하기도 합니다.
[피해 아동 2]
"이렇게 때렸어. 발 때렸어. <**이는 그냥 가만히 있었어?> 응, 그냥 울지도 않았어. 그래서 세게 때렸는데 울었어 바로."
한 피해 아동은 스트레스로 인한 방광염에 시달리고 있고, 언어 발달에 문제가 생겨 치료받는 아이도 있습니다.
[피해 아동 부모]
"신체 학대면 눈으로 보이고. 어떻게든 보듬어서 상처를 치유해 줄 수 있지만, 이런 정서적인 학대 같은 경우는 치유하는 방법도 모르겠고요."
특히 정서적 학대는 유아기에 우울감과 같은 부정적 인식을 키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합니다.
[김응철/임상심리사]
"자신이 그래서 가치가 없고 사랑받을 만하지 못하다고 여기다 보니까 자존감도 낮아지고."
문제가 된 어린이집은 운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관할 지자체는 경찰 수사를 거쳐 법원 판결이 나온 뒤에야 시설 폐쇄나 운영 정지 같은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공혜정/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
"법원에서의 범죄 유무를 판결하는 선고만 따른다면 행정처분 뭐하러 해요. 법원의 범죄 유무를 묻는 판결과 사법적 판단과 행정적 처분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린이집 측은 피해 아동들이 퇴소한 뒤 다른 학부모들에겐 "관련 소문이 모두 사실무근"이고 "퇴소한 부모들도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는 문자를 돌려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MBC뉴스 김광연입니다.
(영상취재: 황인석(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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