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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과 여행 왔어" 넉 달간 누나 행세…부모도 속였다

"남친과 여행 왔어" 넉 달간 누나 행세…부모도 속였다
입력 2021-04-30 20:14 | 수정 2021-04-3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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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누나를 살해한 뒤 농수로에 버린 혐의로 체포된 남동생, 결국 범행을 시인했습니다.

    누나를 이미 4개월 전 살해했고 그동안 자신이 카톡으로 누나 행세를 해왔습니다.

    살해한 이유는 누나의 잔소리였다고 합니다.

    손하늘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함께 살던 친누나를 흉기로 살해한 뒤 농수로에 시신을 버린 20대 남동생 A씨가 어제 체포됐습니다.

    [A 씨/'인천 농수로 시신 유기' 피의자]
    (혐의 인정하십니까?)
    "…"
    (왜 살해하셨어요?)
    "…"

    A씨가 털어놓은 범행 시기는 지난해 12월 중순.

    사건 당일 A씨가 새벽에 귀가하자 누나가 "왜 이렇게 늦게 들어오느냐"며 잔소리를 해 우발적으로 부엌에 있던 흉기를 휘둘렀다는 겁니다.

    범행 후 A씨는 아파트 옥상으로 누나의 시신을 옮겼고, 열흘 뒤 렌트카로 인천 강화군 석모도로 시신을 싣고 가 농수로에 버렸습니다.

    이후 A씨는 누나 핸드폰의 유심 칩을 빼내 부모에게 "서울에 있다" "남자친구와 여행을 왔다"며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집에 들어오지 않는 딸을 걱정한 어머니가 지난 2월 실종신고를 하자 남자친구와 누나가 찍었다는 사진을 어머니에게 보내주며 안심시켰습니다.

    [이웃 주민]
    "엄마가 통화하자고 하니까 통화도 안 되고, 사진 좀 보내달라 했더니 얼굴은 안 보내주고 등 사진만…"

    실종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에게는 마치 누나인 척 "가족들과 연락하고 있다", "부모님이 오해를 해 신고했다"는 등의 문자를 보냈습니다.

    심지어 A씨는 경찰에 직접 출석해 조작한 대화 내용을 제출하기까지 했습니다.

    "찾으면 숨어버릴거다"란 조작 문자를 본 어머니는 결국 실종 수사 중단을 경찰에 요구했습니다.

    지난 21일 농수로에서 시신이 발견된 후 치뤄진 장례에선 누나의 영정사진을 들고 운구 행렬 앞에 서는 등 가족들에게 철저히 범행 사실을 숨겼습니다.

    [이웃 주민]
    "사이 좋았었어요. 싸우는 것도 못 봤는데‥ (그런데 동생이) 얼굴이 그늘이 확 졌더라고요 근래에는."

    A씨는 우발적 범행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숨진 누나의 시신에는 흉기로 공격을 당한 흔적이 25곳이나 발견됐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했냐고 묻자 A씨는 놀라며 "그렇게나 많이 찔렀나요?"라고 되물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프로파일러를 투입하고, A씨를 상대로 사이코패스 검사도 벌일 계획입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이지호, 허원철 / 영상편집: 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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