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김수근

거리에서 맞은 정년…'코로나 해고' 노동자의 1년

거리에서 맞은 정년…'코로나 해고' 노동자의 1년
입력 2021-05-01 20:28 | 수정 2021-05-01 20:30
재생목록
    ◀ 앵커 ▶

    오늘 노동절에 안타까운 노동자 소식 하나 전해드립니다.

    코로나 사태로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은 사람들이 바로 항공사 협력업체 노동자들인데요.

    무급휴직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한 한 노동자가 정년을 맞으면서 이제 영영 복직을 할 수도 없게 됐습니다.

    김수근 기자가 만났습니다.

    ◀ 리포트 ▶

    서울고용노동청 앞에 세워진 텐트.

    김정남 씨는 거리에서 1년째 복직을 요구하며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김 씨의 정년 퇴직일.

    결국 정든 일터가 아닌 길 위에서 정년을 맞아야 했습니다.

    [김정남/아시아나케이오 해고노동자]
    "명예롭고 떳떳하게 공항 검색대를 나오고 싶었는데…길거리에서 맞는 저의 정년이 참으로 참담하고 허무합니다."

    김 씨는 아시아나항공의 협력업체인 아시아나케이오에서 10년간 화물을 분류하다 지난해 5월 해고됐습니다.

    코로나19로 일감이 줄었다며 사측이 명예퇴직과 무기한 무급휴가 중 하나를 택하라고 요구했는데 이를 모두 거부한 대가였습니다.

    [김정남/아시아나케이오 해고노동자]
    "(회사가) 불러들이지 않으면 1년이고 2년이고 기다려야 되는 해고나 다름없는 그런 내용이거든요. 그래서 동의하지 않았고…"

    지난해 7월 지방노동위원회에 이어 12월 중앙노동위원회도 부당 해고라며 사측에 원직 복직 판정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4천만 원의 강제 이행금까지 내면서 복직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김 씨는 지난달 13일부터 곡기마저 끊었습니다.

    함께 단식 투쟁에 나섰던 동료는 체중이 14kg이나 줄었고, 결국 17일 만에 병원으로 실려갔습니다.

    두 번이나 노동자의 손을 들어준 기관의 판정을 거부하는 회사도 그렇지만, 노동 존중을 내세우고도 방관만 하고 있는 정부도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김정남/아시아나케이오 해고노동자]
    "다 부당해고라고 판정이 났는데 아직까지도 한 5~6개월 거리에 방치해 놓고 아무도 책임 지는 사람도 없고"

    그래도 아직은 포기할 수 없습니다.

    [김하경/아시아나케이오 해고노동자]
    "희망이 없다면 이렇게 하지도 않아요. 희망을 걸고 최대한 해볼 수 있는 데까지는 해봐야죠."

    일터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들은 5명.

    이들의 기약없는 투쟁은 오는 14일, 1년을 맞이합니다.

    MBC뉴스 김수근입니다.

    (영상취재 : 한재훈 / 영상편집 : 양홍석)

    MBC 뉴스는 24시간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