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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9살 장애아 몸에 선명한 매 자국…바닥쳤는데 맞았다?

[단독] 9살 장애아 몸에 선명한 매 자국…바닥쳤는데 맞았다?
입력 2021-05-03 20:12 | 수정 2021-05-0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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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인천의 한 초등학교 특수반 담임교사가 발달 장애를 가진 9살 아이를 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아이의 몸 곳곳에 피멍이 든 상처가 있었는데, 교사는 "소고채로 바닥을 쳤는데 아이가 실수해 맞았다"고 해명했습니다.

    김지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초등학교 2학년 아이의 몸 곳곳에 피멍 자국이 선명합니다.

    팔 윗부분엔 시뻘건 줄이 생겼고, 상처는 부었습니다.

    양쪽 어깨에도 날카로운 것에 긁힌 듯 길쭉한 상처들이 나 있고, 눈 주변 모세혈관은 터졌습니다.

    다발성 타박상으로 인한 전치 3주, 정신적인 충격은 언제 벗어날 수 있을지 모릅니다.

    [피해학생 부모]
    "엄마아빠를 알고 있는 사람을 보게 되면 무서워서 뒤로 숨거나 막 이렇게 옷속으로 파고들고, '돌봄방'이라고 얘기가 나오면 '가기 싫어' '무서워' 이런 식으로…"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는 인천의 한 초등학교 특수반에 다니고 있습니다.

    상처가 발견된 당일 오전, 특수반 담임 교사는 훈육을 하다 아이가 많이 울어서 눈이 부었다고 전화를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아이 상태는 훨씬 심각했습니다.

    [피해학생 부모]
    "어우, 너무 심각한 거예요. 눈에 막 붉은 점이 수십 개가 막 오돌도돌 있어서… (아이가) 저를 안고 '엄마' 하면서 부들 떨고 있는 거예요."

    집에 돌아와 아이의 상처를 확인하고 다시 물었더니 교사는 그제서야 때린 건 인정하고 죄송하다면서도 황당한 변명을 늘어놨습니다.

    훈육을 하려고 교실 안의 선생님 개인 공간에 데려가 소고채로 '바닥'을 때렸는데 아이가 구르다가 소고채에 맞았다는 겁니다.

    [피해학생 부모]
    "왜 굳이 그 소고채는, 그 매를 들고 들어갔냐. (갑자기 서 있는데 구를 일은 없잖아요.)"

    학교 측에 항의했지만, 교사는 정상 출근했고 오히려 아이가 다른 특수반으로 옮겨졌습니다.

    MBC 취재가 시작되자 교사는 병가를 냈습니다.

    [가해교사]
    "전화 잘못 거셨는데요."
    (선생님 맞으시잖아요. 아이가 의사표현을 잘 못하는 상황인데 그렇게 때리실 수가 있나요?)
    "전화 잘못거셨습니다."

    학교 측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학교 관계자]
    (선생님이 학생을 때린 건 맞잖아요.)
    "그건 지금 수사중이에요… 더이상 말씀드릴 게 없고요. 더이상 만나지 않겠습니다. 얘기 안 할게요."

    학교측이 제대로 보고를 안했는지 교육청에선 상황을 제대로 알지도 못했습니다.

    [교육지원청 관계자]
    "한 번으로만 어깨 부분이, 한 번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상처 부위도 여러 군데던가요?"

    엄마는 사고 발생 며칠 전에도 엉덩이에서 멍 자국을 봤다며 상습 폭행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피해학생 부모]
    "만약에 CCTV도 없는 상황에서 선생님이 발뺌을 해버리면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잖아요. 애도 말을 못하고…"

    지난 2016년, 특수학교 교실에 CCTV를 설치하는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이후 특수학교 폭행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CCTV를 설치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전국장애인부모연대와 특수교육학회 등 3천 5백여개의 관련 기관이 CCTV는 교사의 인권침해와 교육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반대해 법안은 끝내 폐기됐습니다.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영상취재: 나경운/영상편집: 장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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