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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도 안 보고…누나 살인범 거짓말에 손 놓은 경찰

CCTV도 안 보고…누나 살인범 거짓말에 손 놓은 경찰
입력 2021-05-03 20:14 | 수정 2021-05-0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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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누나를 살해해서 농수로에 버린 남동생, 사건 직후, 여러 언론사에 협박성 편지를 보낸데 이어서, 경찰 수사를 방해하려고 거짓말을 반복해서 해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경찰도 감쪽같이 속을 정도로 치밀 했습니다.

    임상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누나를 살해하고 농수로에 유기한 남동생, 27살 윤 모 씨.

    피의자 윤 모씨 / 어제 오후
    (자수할 생각은 없으셨어요?)
    "…"
    (피해자에게 미안하지 않으세요?)
    "…"

    윤 씨는 지난해 12월 누나를 살해한 뒤 범행을 숨기는데 급급했습니다.

    지난 2월 14일엔 걱정하는 어머니와 함께 실종 신고도 했습니다.

    조사를 나온 경찰에겐 누나를 마지막으로 본 게 일주일 전인 2월 7일이라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아파트 CCTV에서 누나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상하게 여긴 경찰이 다시 윤 씨에게 물었더니 이번엔 '전날 새벽'이라고 말을 바꿨습니다.

    그러면서 "평소 누나가 외박을 자주하는 걸 부모님에게 감추려고 날짜를 다르게 말했다"고 재차 거짓말을 늘어놨습니다.

    하지만 밤이 늦어 관리사무소가 문을 닫은 바람에 경찰은 CCTV를 추가로 확인하지 못했고, 다음 날 윤 씨는 누나에게 연락이 왔다며 경찰에게 조작된 대화 내용을 보냈습니다.

    "나 잘있다, 네가 고생이 많았겠다"거나 "엄마에게 솔직히 말하고 남자친구와 사귀라"는 동생 말에 "됐어, 내가 할게"라고 누나가 답한 내용이었습니다.

    모두 남동생이 누나의 메신저 계정에 접속해 누나인 척 연기를 한 겁니다.

    하지만 경찰은 거짓말에 감쪽같이 속아 넘어갔고 더이상 CCTV를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실종자를 찾기 위해 가끔 전화를 걸고 위치추적까지 했다고 해명했지만, 신용카드 사용 내역이 전혀 없는데도 한달 반 동안 살인은 의심조차 안 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윤 씨가) 카톡을 화면 복사해서 수사관한테 보낸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가 더 이상 확인할 필요가 없겠다…"

    누나의 시신이 발견됐는데 실종신고는 돼 있지 않은 상태라고 보도한 MBC 기자에게 "지금 예민한 상황"이라 "계속 이런 기사를 보도하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항의 메일까지 보낸 윤 씨.

    다른 언론사에도 같은 메일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사건 은폐 시도로 보여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항의메일도 수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누나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은폐한 윤 씨 신상을 공개하고 엄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지금까지 1만 2천여 명이 동의했습니다.

    MBC뉴스 임상재입니다.

    (영상편집 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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