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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자가 양심적 병역거부?…대체복무 첫 기각

성범죄자가 양심적 병역거부?…대체복무 첫 기각
입력 2021-05-03 20:17 | 수정 2021-05-03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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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한 20대 청년이 종교적인 신념에 따라 군대 가는 걸 거부하고 대체 복무를 신청했는데 이 제도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거부를 당했습니다.

    바로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던 겁니다.

    정동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어렸을 때부터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 활동을 해왔다는 한 20대 남성.

    지난해, 어떠한 형태의 폭력도 행하면 안된다는 종교적 양심에 따라 군복무를 할 수 없다며, 대체 복무를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병무청 대체역복무심사위원회는 지난 3월 이 남성의 대체복무를 허가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2년 전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한 초등학생에게 신체 사진을 받고, 이를 빌미로 성관계를 요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신청자가 교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반성한다고 밝혔지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심사위는 성범죄 전력이 대체복무의 기준이 되는 종교적 신념 등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사유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유균혜/대체역심사위 사무국]
    "(신청인은) '이웃을 사랑하고 다시는 전쟁을 연습해서도 안된다'는 종교적 가르침에 따라서 군 복무 거부를 하는 것인데, 주장과 행동이 일치되지 않기 때문에 (기각했습니다.)"

    심사위는 "전쟁에서 성폭력이 군사적 전략으로 널리 활용돼 왔고, 성범죄 행위는 전쟁행위와 유사한 폭력성"이라는 유엔 보고서를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이번 사례는 작년 6월 대체복무제가 시행된 뒤 신청이 거부된 첫 사례입니다.

    다만 모든 범죄가 대체복무 거부 사유가 되는 건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승재현/대체역심사위원(형사정책연구원)]
    "'강력범죄를 저질렀다'라는 것이 곧 양심적 병역 거부를 부인하는 상황이 아니고, 지금까지 살아온 그 사람의 삶의 모습, 궤적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결정합니다.)"

    대체복무제 시행 이후 지금까지 양심적 병역거부자로 인정된 사람은 1천208명으로, 이들은 교도소에서 3년 간 합숙 복무를 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영상취재 : 김경배 / 영상편집 : 우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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